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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호 Sep 21. 2020

감사합니다. 저의 구독자 100분

당신에게 바칩니다.

감사하게도 어제 브런치 구독자 100명을 달성했다. 아직은 뭔가 이루었다고 하기에는 많이 멀었다는 생각은 들지만, 이제야 조금씩 궤도에 오르고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지금까지 저를 여기까지 오게 해 준 것은 무엇보다도 모두 독자들의 도움이 크다. 먼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지금도 읽어주시는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사랑하며 누구보다 멋진 아내 코나에게도 존경과 감사를 전합니다. 다음은 몇 가지 자잘한 이야기들.


구독자 100명, 구독자 여러분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브런치를 시작한 계기 


원래는 같이 글을 쓰기로 한 친구가 있었다. 같이 경제적 자유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올바른 경제적 자유라는 아이디어에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출판 준비도 같이 해보자고 했고, 조금씩 진행을 해봤다. 그런데 중간에 그 친구는 다른 쪽에 관심이 많아졌는지, 글을 쓰는 일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고 시들시들해졌다. 결국 나 혼자서라도 진행을 할지 말 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혼자서 책을 무작정 쓰는 것은 조금 겁이 나기도 하고, 독자들이 얼마나 여기에 대해서 관심이 있을지, 내가 글을 쓰는 데 적성이 맞는지 걱정이 앞섰다. 누구나 그러듯이. 그러다 아내랑 여름휴가를 떠난 곳에서 이런 고민에 대해서 얘기를 해 보았다. 아내는 일단 글을 먼저 써 보라고 말해 주었다. 일단 블로그 같은 공간에 한 번 써 보고 조금씩 체력을 붙여 보는 것이 쉬울 것 같았다. 그렇게 여름휴가를 다녀온 주말에 완성시킨 글이 첫 글 30대에 은퇴하기로 결심했다 였다.




첫 글의 저주 


첫 번째 글이 잘 읽힌다는 것은 조금은 장난스러운 저주 같다. 사실 처음 글을 쓸 때만 해도 큰 기대는 없었다. 뭐 사람들이 읽어주면 고맙고 안 읽어주면 그만이지 싶었다. 그런데 웬일인걸, 첫 글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다음 대문과 카카오톡 #검색에까지 올라갔다. 글을 올리고 다음 날 갑자기 일일 리드수가 5000이 넘어가 버렸다. 덕분에 첫글부터 브런치에서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다. 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왠지 나의 글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단 사실이 뿌듯하고 작가로서의 조금의 기쁨 같은 것도 느끼기도 했다.


이유는 모르지만 알고리즘의 사랑을 받았던 리드수 1,2,3위 글들. 그렇지 못하고 소외되었던 다른 글들. 모두 소중한 내 자식들이긴 하다.


오히려 첫 번째 글이 생각보다 많이 읽히는 바람에 그다음에 쓰는 글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기준을 매기고는 했다. "이번 글도 혹시 대문에 입성하지 않을까?", "어떻게 해야 좀 더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최대한 눈의 띄는 제목을 뭘 해야 할까, 남들은 뭘 하길래 저렇게 척척 대문에 걸리나?" 하는 생각들을 자연스레 하게 되었고, 앞으로도 저렇게 다음 대문에 빵빵 터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연이은 2,3,4번째 글들은 모두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는 것에 실패했다. 첫째가 출동해서 총 리드수 1만을 넘는 데 비해서 뒤이은 동생들은 죽을 쑤고 있던 것이다. 형만 한 인기를 못 누린 아우들은 한 달이 지나도 평균 1000도 안 되는 리드 수로 수렴하게 되었다. 좀 더 자극적인 것은 첫 번째 글이었지만, 나름 심혈을 기울이고, 개요도 3~4일에 걸쳐서 짜내고 퇴고도 3~4번 한 것에 비해서 왠지 보상이 적은 느낌이었다. 집안에 첫째가 너무 잘나면 동생들이 컴플렉스에 시달린다던데,  딱 그런 느낌이었다. 왠지 '무조건 대문에 걸리는 브런치 글 제목 짓기' 일일 클래스라도 수강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초심으로 - 일주일에 하나씩만 쓰자


결국 초심으로 돌아와서 글을 일단 쓰고 보자라는 마음을 되새겼다. 애초에 세운 목표는 '일주일에 최소한 책에 실을 수 있는 질의 글을 한 개씩 쓰자'였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8월 3일부터 현재까지 10개. 2~3분에 읽히는 짧은 글 2개, 4~6분에 읽히는 긴 글 8개. 딱 목표만큼만 글을 썼다. 아직은 이 정도가 나에게 맞는 글 쓰기 속도이다. 


여전히 매주 새로운 글을 쓴다는 것은 설레기도 하고, 흰 종이를 채우는 사생대회의 막막한 마음이 언제나 공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고 있는 모든 활동들 중에서 이타적인 이 글쓰기라는 행위는 정말 가장 의미 있는 일이다. 브런치에서는 아무리 글을 써도 나에게 돈 한 푼 돌아오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그 행위는 가장 나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꿈과 창작의 욕구에서 기인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행동이기도 하다. 나는 매주 주말, 그 양가적인 감정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마음으로 글의 뼈대를 짜고, 그 속살을 그려 나간다.


현재 나의 목표는 여전히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거북이 같은 경제적 자유 달성법'을 소개하는 것이다. '경제적 자유'라는 달콤한 미끼를 사용해서 자극적인 소재가 난무하고, 너무나 유혹적인 콘텐츠가 쉽게 소비되는 시대이다. 그 가운데서 각자의 세계를 지켜줄 경제적 성벽을 만드는 방법을 공유하고 싶다. 조금 시간이 걸려도 뚜벅뚜벅 걸어가듯 우직한 방법을 말이다. 겁 많은 나의 친구들에게도, 미래가 막막한 청년들에게도, 혹은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모든 퇴사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다음 주에도 무사히 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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