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구름만 잡는 재테크 책은 질렸어
"실제로 이 기간이 내 기억으로 가장 무서운 때였다.
지각 있는 전문가들은 조만간 우리가 숲 속에서 도토리를 주우며 살아가야 하므로, 사냥이나 낚시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투자자 10명 중 8~9명은 1930년대가 다시 온다고 단언하며 비관주의가 극에 달할 때
시장은 복수하듯 반등했고 갑자기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게 되었다.”
-피터린치 저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中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속 구절을 시작으로 마지막 불변의 법칙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편의점에 가면 매달 참 신기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바로 할인행사 상품들인데요.
이것은 경제적 관점에서 생각해봤을 때 정말 신기하고 조금은 웃긴 사례입니다.
2월 28일 1개에 1,700원이었던 프링글스가 고작 하루 지났을 뿐인데 2개에 1,700원이 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죠. 하루 사이 프링글스의 가격이 사실상 반 토막 난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하루 사이에 프링글스의 가치도 실제 반 토막 났을까요? 네, 당연히 아닙니다.
그렇다면 프링글스의 가격은 계속 2개에 1,700원을 유지할까요?
대부분의 편의점 행사 상품의 경우 행사 기간이 끝나면 다시 상품의 정상 가격으로 돌아가곤 합니다.
반대의 예로 허니버터칩 대란을 소개드립니다. 다들 기억하시죠?
허니버터가 맛있다는 소문이 돌자 곧 전국에서 품절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허니버터칩의 가격을 기존 가격보다 훨씬 웃돈을 받고 팔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천하의 허니버터칩도 결국 원래 가격으로 돌아가게 되었죠.
이처럼 세상의 수많은 것들은 본래의 가치와 상관없이 고평가 받거나 혹은 저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때로는 세상 자체가 고평가 받거나 저평가받을 때도 있지요.
하지만 이 모든 것들도 장기적으로 본다면 결국 원래의 가치에 맞는 가격, 즉 제자리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것을 통계학에서는
평균 회귀
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름 그대로 평균으로 돌아간다는 말인데요. 동전 던지기를 예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둘 다 반반입니다.
가끔은 운이 좋아서 두 번 세 번 연속으로 같은 면 이 나올 수 있지만
동전을 던지는 횟수를 수백 번 수천 번으로 늘리게 된다면?
결국 앞 면이 나온 횟수도 뒷면이 나온 횟수도 반반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평균 회귀'입니다.
평균 회귀는 투자에서도 아주 중요합니다. 투자시장만큼 매일같이 가격이 변하는 곳은 없을 테니깐요.
정말 신기한 점은 똑똑한 사람들만 모여 있을 것 같은 투자시장에서도 편의점 할인 행사와 허니버터칩 대란 같은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예시로 집에 골드바가 하나 있습니다.
어제오늘 그 금의 가치만 두고 본다면 하루아침 사이에 크게 달라질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신기한 점은 매일매일 금의 가격은 달라져있는 것이죠.
때로는 이유 없이 비싸기도 하고 때로는 이유 없이 싸기도 합니다.
왜 이런 변동성이 발생하는 걸까요? 생각보다 사람들은 투자 시 논리와 이성보다는 감정과 심리에 더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이에 관해 워런 버핏의 스승이자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은 투자시장을 “미스터 마켓”으로 비유하였습니다.
“미스터 마켓은 하루도 빠짐없이 당신에게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얼마에 팔 것인지, 당신이 보유한 주식을 얼마에 살 것인지 가격을 제시한다.
당신이 보유한 주식의 기업이 경제적으로나 재무적으로 건전한 상태에 있다 하더라도 그가 제시하는 가격은 항상 이러한 사항을 철저하게 무시한다.
왜냐하면 불쌍하게도 이 친구는 감정에 문제를 일으키는 불치병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기분이 너무 좋아져서 기업에 호재가 되는 사항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미스터 마켓이 이런 기분일 때는 매우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데, 그 이유는 당신이 그의 관심 종목을 낚아채서 자신의 이익을 가로챌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조증 의심?)
그러다 또 어느 날에는 기분이 매우 우울해져 기업과 전 세계에 닥칠 어려운 문제에만 골몰한다.
미스터 마켓이 이런 기분일 때는 매우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데, 그 이유는 당신이 관심종목을 자신에게 내려놓을까 두렵기 때문이다.”
위 벤저민 그레이엄의 말처럼 주식의 가격은 단기적으로 사람들의 심리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기업의 가치와는 별개로 무작위로 움직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기업의 가치에 맞는 원래 가격으로 돌아가게 되어있다는 말을 합니다.
경제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역사상 수없이 많은 기근, 전염병 그리고 전쟁과 같은 위기들이 있었지만 세계경제는 계속해서 발전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지없이 경제위기가 찾아오면 이제 세상은 다 망했다 생각을 하죠.
인류의 역사 기간 동안 경제는 계속 발전하며 때로는 성장이 조금 늦을 때도 있고 때로는 엄청 빠를 때도 있었습니다. 다만 지금 성장이 느리다는 건 평균 속도보다 낮다는 말이죠.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기대를 전혀 받지 못하는 소위 '저평가' 된 순간이 오는 것이지요.
반대로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들이 폭등하며 경제가 너~무 좋고 전 세계는 호황에 미래는 더욱더 좋은 앞날만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때도 항상 왔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결국은 평균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를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가치와 가격을 산책시키는 주인과 개에 비유해서 흔히 '코스톨라니의 개'라고 부르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링크를 하나 남깁니다.
산책하는 주인과 개는 당신이 투자하는 주식과 그 주식의 주가
-MK증권 카드뉴스
그렇다면 우리나라와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은 어떻게 움직였는지 한번 볼까요?
먼저 우리나라입니다.
차트의 이해를 돕기 위해 GDP(빨간색)와 코스피(파란색)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GDP는 우리나라의 연봉 / 경제
코스피는 한국 기업들의 총 가격 / 주식시장
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차트를 다시 볼까요?
경제는 꾸준히 위로 성장하지만 주식 시장은 경제보다 앞설 때도 있고 뒤쳐질 때도 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은 미국을 보시지요.
초록색 선은 미국 경제를, 파란색 선은 미국의 주식시장을 나타냅니다.
미국 역시 주식 시장이 경제보다 앞설 때도 있지만 뒤처질 때도 있는 등락의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거의 10년 가까이 미국의 주식시장은 쉼 없이 올랐지만 한국은 거의 오르지 못한 사실이지요.
주변 많은 분들이 이러한 이유로 “역시 한국은 안돼", "박스피 또속", 혹은 “역시 미국이 짱이야”, “투자는 미국에서만 하는 거야”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대부분 평균 회귀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해입니다.
주식시장을 길게 겹쳐서 보면..
10년마다 한국(파란색)과 미국(주황색)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서로 상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세상의 수많은 것들의 가격은 계속해서 변합니다.
앞서가기도 때로는 뒤쳐지기도 하지만요.
하지만 여러분, 팔랑귀처럼 흔들리지는 마시고 오직 이 한 가지 불변의 법칙을 명심하세요.
결국 모든 가격은 제자리로 돌아가게 됩니다.
불변의 법칙 세 가지에 대해 이해가 되셨을까요?
다음 이야기로는 '좋은 것을 싸게 사는 쉽고 대표적인 방법'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모두에게 2번째 이야기:
'뜬구름만 잡는 재테크 책은 질렸어'
글쓴이: 양베리
편집/교정: Firef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