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더러움'의 끝을 보여준 아이

발칙하지만 순수한 아이들의 성장 일기

by always봄

‘열심히 할게요’라는 말은 어렸을 때 가장 많이 해본 말이고, 어른이 되어서는 누군가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그렇게 빈번하게 내뱉는 그 말이 실천됐다면 실패란 단어는 국어사전에서 사라지고 성공만이 존재하는 완벽한 세상이 되지 않았을까?


그 아이를 처음 가르치기 시작한 것은 그가 중학교 2학년 되던 해였다. 3살 터울의 형이 다니던 학원에 어머니의 손에 반강제로 끌려 온 병준이의 첫인상은 까무잡잡한 피부색에 체구는 작지만 유독 까맣던 눈동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당참’이었다.


중위권의 성적에서 시작했지만 중3이 끝날 무렵 키도 훌쩍 크고, 여드름도 꽃피더니 성적도 중상위권으로 도약했다. 그리고 지난했던 겨울이 끝나가고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2월 말에 나에게 한 통의 편지를 건넸다.


‘제 진정한 재능은 바로 더러움입니다.’


편지 속의 ‘더러움’이란 단어에 눈이 갔다. 진정한 더러움의 끝을 보여주겠다며 선언한 병준이는 고등학교 입학 첫날 삭발을 하고 학원에 나타났다. TV속 티베트 불교사원에 등장하는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동자승의 모습이었다.


‘절에 들어가니?’ ‘조폭이네.’


친구들의 놀림에도 흔들림 없이 그는 본인이 정의한 더러움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제 진정한 재능은 바로 더러움입니다. 나중에 선생님들이 저를 보고 진짜 더럽게 공부 잘하는구나 하시게 제가 만들 겁니다. 저를 지켜봐 주십시오. 2015년 2월 28일.’


그가 말한 더러움은 명사가 아니라 ‘엄청나게’라는 의미의 부사였던 것이다.

그날부터 그는 속세의 모든 인연을 끊고 자신을 절 방에 가둬 놓고 공부라는 참선에 매진하였다. 친구들은 PC방 노래방으로 그를 융단 폭격했지만 단 한 번도 그 유혹에 굴하지 않았다.


그 결과 그가 다짐한 데로 더러움의 끝을 보여줬다. 전 과목 1등급에 전교 1등까지.


그는 스스로 자신을 증명하였고, 그의 모범은 그의 친구들에게 선한 영향력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친구들도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중 한 명은 병준이처럼 삭발을 하기도 했다.


그다음 해 학원을 떠나 병준이 소식을 알 수는 없지만, 그가 있는 곳 어디에서도 그 더러움의 끝을 보여줄 그이기에 그의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Tip 성공을 이루는 꿀팁:


지금 당장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에게 편지 한 통을 쓰세요. 더러움을 끝을 보여주겠다고. Well begun is half done. 하지만 삭발은 취향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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