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도 잘 안 되는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
나의 거절이, 그리고 해야만 하는 싫은 소리도 남을 언짢게 할 수 있다. 내가 건넨 반가운 인사를 받아주지 않거나, 평소와 다른 냉랭한 반응, 멀어진 것 같은 사이에 흐르는 냉기. 이런 상대방의 반응을 견딜 자신이 없어, 거절을 잘 못하고 싫은 소리도 에둘러 빙 돌려서 말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럴수록 모래성 뺏기 놀이처럼, 점점 나의 영역이 사라지고 남에게 빼앗기는 것이다.
남의 반응을 두려워한다면, 절대 거절할 수 없다. 그리고 나는 병들어간다. 나를 지켜내기 위해서 내 주변의 울타리를 꼭 튼튼하게 치고, 상대방의 냉랭한 반응을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의 마음만 병들어가는 것이다. 참으로 억울한 일이다. 대부분이 본인을 지키기 위해 울타리를 치고, 나도 그 울타리에 튕긴 적이 있으나 그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그렇다면 입장 바꿔 그도 내가 그저 나를 지키기 위함일 것이라 생각할 텐데) 나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할까. 남의 그런 행동은 이해해주면서 스스로에게 왜 그렇게 하지 못할까. 내가 남의 좋은 반응을 보고자 태어난 것도 아니고, 남을 위해 태어난 것도 아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