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을 달린다

오늘도 달린다

by 정석진

매주 일요일 새벽에 달리는 이번 주 SFR마라톤동호회 장소는 남산이다. 오랜만에 아들도 동행을 했다. 아들은 최근에 복싱을 시작했는데 그로 인해 최근에 잘 달리지 못했다. 나도 감기로 인해 한동안 정모에 불참했었다. 지난주부터 다시 나가서 달렸는데 그 후유증이 한 주 내내 이어졌다. 오늘도 주중에 달리지 못했기에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적당히 달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들과 함께

항상 느끼는 일이지만 삶이 만만치 않은 이유가 있다. 무엇인가 나아지고 좋아지기 위해서는 시간과 수고의 품이 많이 든다. 그에 반해 나빠지는 일은 순식간이다. 달리기도 그렇다. 그동안 꾸준히 달리다가 겨우 2 주일 쉬다 뛰었는데 마치 처음 뛴 사람처럼 근육통이 심해서 잘 걷지도 못했다. 근육이 기억하는 시간이 겨우 3일 이라니 게으름을 피우면 금방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셈이다.


요 며칠은 날씨가 많이 추웠다. 오늘 아침도 역시 추울 줄 알았는데 새벽 공기가 부드럽다. 추위로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달리기 하는 데는 괜찮은 분위기다. 그래도 공기는 여전히 차가워 목도리를 착용했다. 한 번 걸렸던 감기가 무서웠다.

차를 몰고 7시에 남산케이블카 주차장에 도착했다. 어둠은 여전히 남아 가로등 불빛이 반짝인다. 대다수 회원들은 이미 도착해서 몸을 풀고 있었다. 평소에는 달리기 인파로 북적이는 곳인데도 한겨울이라 남산둘레길이 한산해 보였다.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달렸다. 잠이 덜 깬듯한 남산 타워가 눈에 들어온다. 미명에 안개를 두른 타워가 신비롭다. 달리기 시작은 괜찮다. 남산은 마라톤 성지로 거론될 만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어둠이 점차 가시자 젊은 건각들이 많아졌다.


건강한 젊은이들로 달리는 분위기가 좋다. 경쾌한 발자국 소리가 울려 퍼진다. 쉽게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재빠르게 치고 달리는 선수들이 많다. 그 속도에 보폭을 맞추기는 힘들지만 자극이 되고 덩달아 힘이 난다. 친구를 사귈 때는 한 계단 올라서서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사귀라는 말이 있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남산 둘레길은 숲 속이어서 달리기 좋은 환경이지만 오르막이 있어서 쉽지 않다. 그런 점이 힘들지만 오히려 훈련에는 좋은 것 같다. 힘들게 오르다 보면 내리막 길은 수월하게 달리게 된다.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도 있다는 것을 몸으로 체감하는 순간이다.


처음에는 10킬로 미터만 뛰려고 했는데 열심히 함께 뛰는 동료가 있어서 15킬로 미터를 뛰었다. 꾸준히 뛰질 못해서 확실히 힘이 많이 들었다. 혼자라면 금방 포기했을 텐데 함께 뛰니 오늘도 해냈다. 다음 날 후유증도 걱정이 되지만 오늘은 오늘의 성취로 기쁘다.


뒤풀이는 오늘도 감동이다. 따끈한 수프에 갓 구운 신선한 빵을 함께 먹으니 피로가 싹 달아나는 것 같다. 손수 구워온 쿠키와 애플파이 그리고 모과차가 사랑과 정을 선사한다.


아들은 12킬로미터를 뛰었다. 아들보다 더 많이 뛰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오늘도 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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