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늘공원에 다녀왔다
요며칠 사이 추워져 가을이 금방 지나고 겨울이 올 것 같은 날씨였다. 가는 가을이 아쉬워 일요일 남편과 함께 가까운 서울 하늘공원의 억새를 보러 가벼운 차림으로 길을 나섰다.
지하철을 타고 월드컵경기장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사람들이 왁자지껄. 굉장히 많은 인파가 밀려 가고 있었다. 월드컵경기장에서 축구경기가 있는지 응원 소리가 경기장 밖까지 울리고 있었다. 또 수산시장 옆 공터에서는 장터가 열려 전국에서 올라 온 젓갈을 판매하고 있어서 인파가 북적북적하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우리가 모처럼 바람을 쐬러 길을 나섰는데, 하늘공원으로 걸어가는 도중 많은 인파로 우리는 벌써 지치기 시작했다.남편은 스틱을 집고 가는데 괜찮은지를 여러 번 물으면서 걸어 갔다. 이리 밀리고 저리 피하면서 하늘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여기도 인파는 북적북적. 도저히 계단으로 올라갈 수 없어서 옆길 난지 테마관광 숲길인 메타세쿼이아길로 들어섰다. 편안한 길을 걸으면서 심호흡으로 정신을 가다듬고 천천히 숲길을 걸었다. 숲길을 나와 하늘공원으로 올라가는데 와! 사람들이 물밀듯이 올라가고 또 내려오고 있었다. 좀 과장해서 그야말로 인산인해(人山人海). 모두 똑같은 마음으로 가는 가을이 아쉬워 나왔나 보다.
하늘공원은 원래 쓰레기가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는데 그것을 잘 개발하고 활용하여 멋진 공원을 만들어 놓은 곳이다.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놓은 좋은 예가 되었다. 지금은 이곳이 과거에 쓰레기산이었다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멋진 공원이고 사람들의 힐링 장소가 된 것이다.
억새를 많이 심어 해마다 서울 억새축제를 한다. 몇 년전에 본 것보다 지금은 조형물들도 많아졌고 억새뿐 아니라 코스모스 등 많은 꽃들을 심어 가을의 풍취를 마음껏 느끼게 만들어 놓았다. 우리나라 사람뿐만이 아니라 외국인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가족들과 같이, 연인들끼리, 친구들과 같이 걸으며 얼굴에는 함박꽃을 피우면서 가을에 반드시 와야 하는 멋진 장소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멀리 단풍 구경은 못 가더라도 눈호강을 할 수 있는 곳이 가까이에 있어서 참 다행이다. 두 다리로 걸을 수 있고 또 남편과 같이 걸을 수 있으니 나는 복 받은 여인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같이 걸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있을까? 같이 걸을 수 있을 때까지 부지런히 다녀야겠다.
내려올 때는 계단으로 내려왔다. 앞 사람과 부딪치지 않으려고 천천히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보며 사진을 찍으면서 내려왔다. 떨어지는 해를 보며 서울의 야경이 매우 아름다움을 다시 느끼며 하루를 마무리를 했다.
아! 오늘 하루 소확행을 했다. 다리는 후들거리고 몸은 좀 피곤했지만, 마음은 푸근하고 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