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희망!

by 어수정
호숫가풍경.jpg <호숫가 풍경>, 수채, 어수정 作, 2021.1.12





코로나 19 장기화에,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날씨까지 영하 18도로 내려가는 추위에 활동 반경이 전보다 더 많이 좁아졌다.

집 안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기본적인 집안 일 이외에는 소파 내 자리에 꼼짝 않고 앉아

TV 시청이나 간단한 책을 보는 일로 시간을 보낸다.

체감 온도가 영하 20도라는 말에 동네 천변을 걷는 일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


머리로는 '그래도 건강을 위해 움직여야지'라고 생각하지만,

잘 되지 않는 나 자신을 보면서 짜증이 나고 마음도 우울해진다.

이것이 지속되면 우울증에 걸리겠다싶어

머리로 열심히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스트레칭이나 요가로

몸을 가볍게 움직여 보지만 그것도 잠시뿐... 무료한 시간의 반복.

그럴 때마다 가끔 날씨는 춥지만,

햇볕 따뜻한 오후에 거실 창문을 열고 심호흡을 하면서

집안 환기와 함께 우울도 날려 보낸다. 그러면 마음도 좀 가벼워진다.

생각이나 행동의 반복은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은 성격이 되고, 그 성격은 나의 운명이 되고 삶이 되는데,

꾸준한 반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생각, 긍정적인 생각을 꾸준히 반복하면 자신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준다.

나쁜 생각, 부정적인 생각, 우울한 생각을 꾸준히 반복하면

두려움과 절망을 갖게 되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지금도 생각나는, 학창 시절에 읽은 단편소설 속 소년의 이야기.

[소년은 산 위에 걸쳐 있는 무지개를 보고 산 정상에 가면

무지개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떠나기로 한다.

그러나 산 정상에 갔더니 무지개는 건너편 산 위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소년은 또 떠난다. 개울을 지나고 산을 넘으면서

많은 소년들이 무지개를 잡으러 가는 것을 보고 같이 가기도 한다.

힘들어 포기하는 소년도 있었지만,

소년은 계속 무지개를 잡으러 가고 있다.

어느 날 소년은 너무 힘들어 무지개 잡으려는 것을 포기한다.

그 순간 소년의 머리는 하얗게 변해 버렸다.]

그 시절에는 마지막 문장 '그 순간 소년의 머리는 하얗게 변해 버렸다.'에서 충격을 받았다.

'소년이 어떻게 머리가 하얗게 되지?' 그래서 읽고 또 읽은 기억이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작가가 누구인지 생각나지 않지만,

마지막 문장은 그대로 생각이 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무지개는 소년의 희망이었다.

희망을 놓지 않으면 소년이지만,

포기하는 순간 늙어버린다는 것이다. 마음이 늙는다는 것이다.


지금 힘들어도, 그래도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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