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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의 안전운전에 대하여

2025년 1월 14일

by 양동생

운전이라는 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방향을 잡고, 속도를 조절하고, 신호를 지키는 일은 겉으로 보면 단순한 행동 같지만, 사실 운전이라는 것은 그보다 더 복잡한 감각과 판단의 연속이다. 매 순간 주변을 살피고, 앞차의 움직임을 예측하며, 도로 위의 보이지 않는 변수까지 계산해야 한다. 운전대 하나를 잡는다는 것은 곧, 수많은 가능성과 위험을 조율하는 일이다.


그래서 오늘 나는 누나의 안전운전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종종 누나가 운전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핸들을 쥐고, 도로 위를 주행하는 모습. 속도를 내거나 줄이고, 차선을 변경하고, 신호에 맞춰 멈추는 모습.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운전이라는 것이 결국 ‘어디론가 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이다. 목적지가 있는 이상, 운전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어떤 흐름을 만들어가는 행위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흐름 속에서 누나의 운전을 지켜보고 있는 걸까.


운전이란 결국 습관의 연속이다. 언제 속도를 줄여야 하는지, 언제쯤 방향을 틀어야 하는지를 경험으로 익혀 나가는 과정이다. 그런데 사람마다 운전 습관이 다르고, 그 습관들이 쌓이면 한 사람의 운전 스타일이 된다. 그리고 나는 문득 궁금해진다. 누나의 운전 습관은 어떤 것일까. 신중한가, 직관적인가, 빠른 결정을 내리는 타입인가, 아니면 조심스러움을 유지하는 쪽인가.


하지만 어떤 스타일이든, 한 가지 바라는 것은 있다.


안전하게 도착하는 것.


운전은 곧 이동이고, 이동은 곧 도착이다.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다면, 속도가 빠르든 느리든, 운전 스타일이 어떤 식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저 차를 타고 도로 위를 달리는 순간에도 누나가 안전하길 바란다.

어쩌면 나는, 누나가 운전하는 자동차만이 아니라, 누나가 걸어가는 삶의 방향에 대해서도 같은 바람을 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운전이 길 위에서의 선택이라면, 삶도 그 선택들의 연속일 테니까.


그러니까, 부디.


어디를 가든, 어떤 속도로 가든, 안전하게.


그게 내가 누나에게 바라는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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