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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에게도 가끔은 긍정의 기운이 올라온다.

10/27 새롭게 시작하는 월요일

by 오뚝이


@프랑스, 친구 조안니가 손수 차려준 아침식사


아침에 일어났는데 웬일인지 마음속 깊은 곳에서 ‘할 수 있다, 될 수 있다’는 말이 올라왔다. 굉장히 드문 일이라 이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할 수 있다, 될 수 있다..!’


아침에 커피를 테이크아웃 해서 집에서 홀짝이면서 공부를 했다. 휴대폰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멀리 던져놓고 공부를 하니 집중이 잘됐다. 역시 수험생에게 가장 큰 적은 휴대폰인 거 같다.


재작년에 같이 공부하던 사람은 2G 폰으로 바꾸고 집에 공유기를 없애버리면서까지 공부를 했는데 그 사람 말로는 휴대폰 금단현상이 담배 금단현상보다 더 심하다고 했다. 껄껄. 스마트폰이 없었던 시절의 고시생들이 살짝 부러워진다. 물론 그때는 또 그때만의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요즘 부쩍 프랑스에 있는 친구 조안니가 그립다.

조안니는 나보다 네 살 언니인데, 우리는 캄보디아에있는 엔지오에서 함께 일하며 여자 활동가 집에서 같이 살았다.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천사인 조안니.


2016년에 조안니가 사는 뚤루즈에 놀러 간 적이 있었는데 조안니의 집은 뚤루즈 시내에서 좀 떨어진 정겨운 시골마을의 느낌이 나는 곳에 있었다. 조안니는 환경 분야에서 일하는 친구여서 자신의 집의 정원도 정말 예쁘게 꾸며놨었다. 조안니는 사실혼 관계인 남편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조안니의 부모님이 ‘언제 결혼하냐, 언제 아이를 낳을 거냐’고 물어보신다고 하길래 프랑스도 한국과 비슷하구나 생각했었다.



지금은 딸 둘의 엄마가 된 조안니.

우리는 아주 가끔씩 이메일로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는다.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조안니와 인연을 계속 이어갈 수 있어서 감사하다. 어딘가에 그리운 존재가 살고 있다는 것은 나의 마음을 충만하게 한다.


조안니를 다시 만나게 되는 그날, 나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보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오늘 아침에 느낀 좋은 기운을 붙들고 오늘을 살아봐야겠다.


근교 바닷가로 놀러갔을 때. 이 때 등에 화상을 심하게 입어서 몇 달을 고생했었다. 껄껄. 선크림 필수…
소박하고 따뜻했던 저녁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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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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