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높은 도이치반

Deutsche Bahn 너.. 참 질린다

by 봄봄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180813084354_0_crop.jpeg

음.. 오늘도 어김없이 연착이다.

하루라도 연착이 없으면 이상한 이 도이치반.


오늘은 왜그런가 봤더니 동물이 철로에 있다고..


지금까지 수백 수천번의 연착을 경험했고 그때마다 매우 깊은... 딥빡이 오는데 그 이유는 참으로 다양했다.


동물이 나타났다. 2차 세계대전 폭탄이 발견되서 해체중이다, 앞서간 기차가 늦어서 우리도 늦는다(젤 흔한 핑계. 안내방송외울지경), 기차에 테크니컬 프로블렘... 블라블라, 응급환자 발생으로 의사가 진료중이다, 공사중이다(이것도 매우 흔한 핑계), 눈이 와서 늦는다, 비가 심하게 와서 선로에 나무가 쓰러져 못간다 등등등등...


정말이지 이젠 실시간으로 도이치반 앱 보는 것도 지치는 지경이다. 아침에 6시 반에 나와 회사에 9시 도착할때까지 실시간 검색시마다 기차상황이 바뀐다.

첨엔 멋모르고 그냥 처음 검색한 노선으로 쭉 가다가 갈아타는 곳에서 추운데 1시간도 기다려봤고...

그런 저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이제 무조건 갈아타기 5분 전 새로고침 무한 반복이다.


위의 이유들로 급 노선이 취소되거나 돌아가는 경우도 허다해서, 재수없으면 평소보다 1시간이상 더 걸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끔 어디 놀러가거나 출장갈때 기차타는 건 몰라도, 매일 단위로 출퇴근시 기차이용은 정신건강 몸건강에 매우 좋지않다.


그래서 뒤셀도르프 사는 사람은 뒤셀 시내안에 사는게 출퇴근하기 제일 좋고, (트램, 우반, 버스는 10분마다 있으니까) 기차는 다른 도시에서 운행시 시간당 1-2대 밖에 없으니 피하는게 좋다.

결론은 쾰른이든 뒤셀이든 도시 안에 거점을 잡는 것이 집 회사 집 회사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일상초래의 불상사를 막아준다는 것...


그런데 이 도시로 이사온다는 것은 높은 월세를 감당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시내에서 사는 건 근교 도시만큼의 공기와 여유로움, 삶의 질은 누리기 힘들다는 건 감안해야한다.


그래서 요즘은 직장때문에 비싼 전세금 감당하며 서울에서 사는것과, 직장때문에 뒤셀도르프로 이사와 높은 월세를 감당하는 것이 상당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세상 어디나 사는 모습은 비슷한 건가, 싶기도 하고.


당장 내가 누리고 있는 아헨의 맑은 공기와 창문으로 보이는 예쁜 정원, 시원한 바람, 충분한 나무들과 곧 이별이란 생각을 하면 너무 아쉬워서 요즘 자꾸 틈나는 대로 동네를 산책하고 하늘의 별을 올려다보고, 창문 활짝 열고 노을도 보고 나무도 보고... 하고 있다.


독일에 산지 이제 2년이 조금 넘어간다.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고, 지금 또 느끼는 것들은 처음 도착했을때와 많이 다르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있고, 전세계의 보편성도 다양성도 동시에 느끼고 있다.


도시에서의 새 삶은 또다른 경험을 안겨주겠지. 하나씩 겪으며 지혜도 얻으며 묵묵히 살아가련다.

단 도이치반으로 출퇴근은 이제 절대 안할거다... 기차 안 말고 길에서 사람들과 시간 보내며 삶의 질 높여야지. 이사 화이팅.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독일날씨 - 이번주부터 시원해진다는 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