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꽃시장 애호가의 기록

by 봄봄

아헨에 살 땐 주 2회 수 토, 이렇게 markt가 열렸다.

아헨 시청 앞 광장에 열린 이 시장의 예쁜 꽃들을 보며 매주 설레곤 했다.


독일은 참 유럽여행 오는 이에게 프랑스 스위스 말고 여기 오라고 할 정도로 눈을 휘어잡는 풍경도 별로 없고, (지금은 좋은데 꽤 많이 알지만...) 사람들도 깊이 알기 전까진 딱딱해서 늘상 여기 너무 조아!!! 할만한 일이 없었던 곳이다.


그런데 꽃만은 참 유난히도 예뻤고 한국에서 잘 못구하는 귀한 애들이 저렴한 가격에 팔리고 있어 늘상 득템한 기분이랄까.


뒤셀에 온 이후로로 매주 토욜 장이 서는 걸 알고선 토요일 아침마다 기분좋게 일어나 시장으로 가는 게 일상이 되었다.


이번주에 사온 가을꽃은 금방 시들어 그냥 말려뒀는데, 문득 보니 보라색 스타치스, 참 오랜만이다.

태어나서 아빠 말고 친구에게 첨 받아본 꽃이 저 보라색 스타치스 한다발이었는데...

고딩때 마니또 하던 언니가 저꽃을 들고 서있는데, 귀염귀염하게 생긴 언니가 꽃다발 들고 웃고있던 모습하며, 생전 졸업식 말고는 꽃을 받아본적 없던 17살 나에겐 그 꽃이 너무 예뻐서 집에 모셔두고 곱게곱게 바라보는 대상이었다. 특별했다.


아빠는 늘 졸업식이면 노란 프리지아와 안개꽃을 한아름 안겨주셨는데, 그 향이 너무 좋아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은 어릴때부터 프리지아가 되기도 했고..


좋은 사람들과의 특별한 순간들이 꽃과 함께여서, 내가 지금도 꽃을 좋아하나보다. (벌써 할매가 된거라곤 생각하고싶지 않아... ㅠ)


가을이 오니 이렇게 가을가을한 이쁜이들 모아서 팔기도 하고...


독일식 국화인데 요런애들이 요새 제철.

정말 다양한 종류와 색이 있는데 다발에 2.20유로로 날 행복하게 했다.


그동안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은 봄이라고 생각했는데, 파스텔톤 봄꽃도 좋지만 가을햇빛 담뿍 머금은 진한 가을꽃도 너무 이쁘다는거. 그래서 지금은 봄과 가을이 내 맘속에 대결중.


집 테라스에선 이렇게 예쁜 단풍도 보이고, 가을-꽃이고 나무고 참 좋다 ^^


꽃시장 탐험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

10월인데 비는 안오고 25-27도를 오르내리는 요즘의 독일에서 당분간은 햇살아래 가을빛을 만끽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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