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향수
갑자기 추워졌다. 4도.
일주일 동안 이런저런 회사일로 스트레스 좀 받았는지 금요일 저녁인 어제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기다리고 있는 일도 아직 소식이 없고..
독일 와서 인내심테스트하는 사건을 많이 겪으며 나름 단련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한번씩 이런 저런 기다림을 경험하면 답답해지곤 한다.
예전엔 주로 서점가서 책을 보거나 늦은 밤 까페에 앉아 글을 쓰거나, 심야든 조조든 영화관에 혼자 가서 영화보며 업무와 개인생활의 분기점을 표시하고 구분할 수 있는 의식같은 장소나 시간이 있었는데, 여기선 까페도 6시면 닫고 규칙적인 나라다보니 대체 어디서 그런 나의 구원의 장소들(?)을 찾아야할지 모르겠다.
저녁과 심야의 공공인듯 사적인 공간인 까페는 나에게 꼭 필요한데 그게 없으니 매일의 정리가 안되는 기분. 6시가 넘으면 술집이나 밥집만 문을 여는 이 곳.
한국에는 길건너면 프랜차이즈 커피숍이라며 문제라지만, 집에서 공간해결이 되지않아 밖으로 나오다보니 까페가 늘어난다지만, 집이라는 사적생활공간이 보장되는 이 곳 독일에서도 나는 적당히 소란스럽지만 적당히 조용하고 커피향에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넓고 아늑한 반만 공적인 공간이 그립다.
그래서 한국에 가면 내가 자주가는 공간은 서점과 까페, 영화관이다. 독일 영화관 가보신 분들 알겠지만 참... 시골에 상영관 2개짜리 영화관같달까. 일상탈출의 신남이 전혀 느껴지지않는 곳이다.
쓰다보니 내가 허구헌날 독일 욕만 하는 거 같은데, 좋은 점도 물론 많다. 하지만 항상 채움보다는 결핍이 더 크게 느껴지는 법이기에... 한국 다녀온지 오래되어 그런가 요즘은 크게 불만을 얘기하지도 않는데 그냥 나혼자 그런 소소한 결핍들에 지쳐가는 느낌이다.
조만간 한국가서 힐링해야지.
한국가서 머무는 시간이 짧아도, 힘들때 한번씩 환기가 되기 짧게 자주 가는 편이 나을 것 같아 이젠 그런 방식을 시도해보려 한다.
들어보니 외국이어도 같은 아시아권인 홍콩 싱가폴 이런덴 아시아사람이 적응하기 쉽다는데, 다음 여행지는 싱가폴로 해졸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