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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Aug 08. 2023

길고 길었던 2주 방학이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

아이가 태어나고 1살 반이 되었을때 처음 어린이집을 보내고, 이제 2살 반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처음으로 어린이집 2주 여름방학을 맞이했다.


한국 여름 날씨가 별로니 이번엔 독일 휴양지를 가려다가, 도시여행을 겸해 바다에 갔는데 내내 비가 오는 바람에 고생을 하고, 늦게라도 터키나 그리스로 가볼까 했더니 거긴 또 너무 건조해 산불이 났다고...;

그래서 뒤셀도르프에 아이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은 2주동안 다 가본것 같다. 

힘든날도 있었고, 좋은 날도 있었다.

아이가 너무 예뻐죽겠으면서도, 한번씩 말 안듣고 떼부릴땐 온몸에 힘이 쭉 빠지는 느낌...

비가 너무 자주와서 밖에 나가기가 쉽지 않아 아이도 스트레스가 많았을 거다. 그리고 매일 뭔가를 해야한다는 부담감과 오늘도 하루종일 애랑 있어야 하네...하면서 아이와 있는 시간을 즐기지 못하는 우리의 기분도 아이가 못느꼈을리 없고,,, 

그거 생각하면 참 미안하면서도, 비오면 참 갈데가 없는 독일에서 한국 키즈까페나 각종 멋진 실내공간이 그립기도 했고,,, 주변에 친구부부 줄기차게 만나는것 말고 가족이 많아서 함께 시간도 보내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온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그저 손좀 거든다는 의미보다는, 여러 어른과 다양한 연령대의 사촌형들 누나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심심할 틈은 커녕 늘 즐겁고 그 안에서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배운다는 의미도 크니까-

외국 살이가 그런점에서 많이 아쉽다. 친척이나 가까운 이들과의 상호작용이 부족한 점이...


여튼 그렇게 힘든 2주를 보내고 오늘 처음으로 어린이집 등원을 했는데, 아침부터 키타 가기 싫다고 하더니 결국 떨어질 때 울고...

근데 다른 애들 보니까 다들 그러고 있었다.

2주간 안갔던 키타를 다시 가는게 아이들에게는 또 스트레스인가보다. 환경이 바뀌는 것이 힘들다고들 한다.


그런데 데리러갔을땐 또 잘 놀고, 오늘 집에와서는 좀 일찍 픽업해서 아이 거의 6~7시간을 봤음에도 하나도 안힘들 정도로 혼자 너무 잘 놀고, 크게 웃어서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고 예뻤다.

이렇게 혼자 잘 논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너무 잘 놀고, 엄마가 해준 밥도 잘 먹고, 동영상은 딱 1개만 보고 끄자니까 말도 잘 듣고....


오랜만에 집이 아닌 공간에서 내 몸 하나만 건사하면 되는 시간이 6시간 이상 되고, 일을 하고 하니까, 

훨씬 살만하다.

2주간의 방학이 아니었음 이게 감사한지도 몰랐겠지..

오늘 키타 선생님 보는데 너무 반가워서 눈물 날뻔 ㅋㅋ


여튼 이렇게 또 지내면서 배워간다. 


비가 그렇게 오더니 독일은 이미 여름이 간것같다. 오늘 아침엔 14도라 꽤 추웠다. 

여름이 없어서 좋기도 한데, 또 비가 너무 오는 건 싫고...

한국가면 폭염에 홍수에 태풍에 난리일거고...

어디를 가나 똑같은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내년 여름은 아마 한국에서 보낼 것 같다. 

내 향수병이 슬슬 도지고 있기도 하고, 독일에서만 2주 방학 버티는건 이제 안하기로 마음먹었기에- 


이제 더위는 완전히 물러간 듯한 이곳에서 가을 겨울을 준비하고 잘 지내보자.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반가운 손님도 오니 기분좋게 남은 5개월을 보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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