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처럼 모든 것들을 다 쏟아냈다. 내가 잘 해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내었다.
다 지나가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고요하고 평온한, 차분하면서도 조용한 분위기를 오랜만에 느낀다.
아무래도 가을이 왔나보다. 아침이 꽤나 쌀쌀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아하니, 확실히 가을이 왔다.
뜨거운 햇빛을 내리쬐며 땀을 줄줄 흘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는 또 예쁜 셔츠하나 걸쳐 입을 수 있는 가을도 좋아한다. 일 년에 몇 번 입을 수 없는 트렌치 코트를 걸쳐입는 것도 좋아하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 앉아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한다. 요즘엔 통 정신없이 지내 텍스트를 멀리하여 글을 읽을 수나 있을까 싶었는데, 내게도 가을이 찾아왔나보다.
무슨 책을 읽으면 좋으려나. 간만에 좋아하는 디자이너 님들을 만나 책 한 권 추천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돌곶이 역에 있는 철학을 디자인하시는 멋진 분들, 문득 그분들과 얼굴을 뵙고 커피를 마시고 싶다. 따뜻한 커피가 생각나는 걸 보니 확실히 가을이 오기는 했나보다.
요즘엔 부쩍 보고싶은 얼굴들을 보기 위해 용기를 내고 있다. 이왕이면 살아있을 때, 얼굴을 보고 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그냥 불쑥 불쑥 연락을 한다.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보고싶은 내 마음을 조금 더 표현한달까.
담배는 슬슬 줄여가고자 한다. 어제는 살면서 제일 많이 피운 날 중 하루가 아닐까. 두 갑은 족히 피웠나보다. 그것도 독한 담배를 줄줄이 피워댔는데, 아무래도 힘을 많이 써서 그런 것이겠지. 서울엔 담배를 피울 곳이 통 마땅치도 않다. 정해진 흡연 구역이 잘 마련되어 있으면 모두가 좋으련만.. 특히나 연초는 피울 곳이 없다.. 흑흑
눈코뜰새 없이 지내다 오랜만에 여유로운 하루를 시작하게 되니, 나는 무얼 해야할까 고민하게 된다. 오늘은 뭐하지. 뽀로로처럼 살고 싶다. 노는 게 제일.....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