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육아 효능감

당신의 이야기

by 뚜솔윤베씨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꼭 말한다. ' 뚜뚜 싫어, 뚜뚜 갖다 버려 '



이 추운데 버리긴 어딜 버려, 어디서 그렇게 못 뗀 말을 배워와 가지고 동생한테 그런 말을 해. 버릴 거면 엄마도 같이 버려!!!!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냥 가만히 있는다. 그러면 대체로 솔이는 속상한 마음에 얼굴을 파묻고 울거나 나에게 와 안긴다. 셋이서 집에만 있다 보니 엄마 쟁탈전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 세상 둘도 없는 남매로 공 주워와 놀이를 할 때는 깔깔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데 서로 졸린 시간이 겹친다거나, 솔이가 춤추고 있는데 뚜뚜가 엄마의 시선을 뺏어간다거나 역할 놀이를 하다 뚜뚜가 갑자기 꽈당 넘어져 엄마가 모든 걸 중단하고 뛰어갈 때라던가 _ 예측 불가능한 순간에 솔이는 뚜뚜를 엄동설한으로 내몬다.









나는 솔이의 마음도 고스란히 느끼고 배시시 웃기만 하는 뚜뚜의 마음도 온전히 다 느낀다. 너희도 엄마의 마음을 느끼고 있을 테지. 생각하며_ 육아를 좀 '해 본 사람'처럼 잘해나가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다. 지난주 월요일에 한 번, 화요일에 한 번 그리고 수요일쯤 또 한 번 솔이는 뚜뚜를 갖다 버리라며 울어댔다. 처음엔 기다려줬고 화요일쯤인가 나도 좀 지쳤을 때 솔이가 또 투정을 하길래 화를 누르며 담담하게 그럴 거면 엄마도 버리라고 말했다. 그러곤 후회했었지. 다행히 방학이라, 코로나 집콕 중이라 일상이 반복이다. 그러나 보니 그날의 실수를 다음 날엔 조금 줄일 수 있고 또 다음 날엔 만회할 기회가 올 때도 있다.








수요일에 뚜뚜 낮잠 시간 때문에, 이유식 먹이는 것 때문에 엄마랑 맘껏 놀지 못한 솔이는 눈물을 훔치며 바닥에 누워 몸을 베베 꼬았다. 아기띠에 뚜뚜를 앉히고 프라이팬 앞에서 고기를 뒤집으며 그런 솔이를 바라보니 마음이 아팠다. 솔이에게 기다려 달라는 말을 너무 많이 하는 요즘이다. 먹고 자고 싸고 본능에 충실한 동생에게 밀려 원치 않게 텔레비전 앞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는 요즘이다.

솔이에게 다가가 말했다. 얼마나 속상할까, 엄마라도 너무 짜증이 났을 테야 맨날 기다리라니 _ 그런데 우린 가족이잖아 솔아, 가족은 서로를 버리지 않아 이럴 때 방법을 찾지. 가족은 힘들 때 힘을 모아 방법을 찾는 거야.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나왔는데,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봤던가 아니면 어디 육아서적에서 읽었던가. 아무렴 어떤가 그게 내 진심이었다. 정말 방법을 찾고 싶어서 잘 지내보고 싶어서 그런 말이 나왔는데 어머나, 이 말이 스스로 육아 효능감을 느끼게 해 줬다. 순간 나 스스로가 좀 멋진 엄마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더 멋진 건 솔이의 대답이었다.

음, 엄마가 뚜뚜를 재울 때는 뚜뚜를 안아주고 재우고 나와서는 나를 똑같이 안아줘. 뚜뚜를 한 번 사랑해 주고 나를 똑같이 사랑해줘. 그러고는 솔이도 스스로가 기특한지 웃어댔다. 해결책을 찾은 거 마냥 솔이랑 나랑 좋아서 주거니 받거니 맞장구를 쳤다. 그거 정말 좋은 방법이라고. 그러고는 아기띠에 안겨 있던 뚜뚜를 잠시 내려놓고 울다가 웃고 있는 솔이를 번쩍 안아 아기띠 위에 앉혔다. 내 딸 언제 다리가 이렇게 길어졌나, 궁둥이 팡팡하며 프라이팬 앞에 가 말했다. 얼른 고기 구워 밥 줄게 : )








그리고는 하루가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게 아이들을 재우고 또 오늘이다. 올해 1월 1일 친정식구들과 다 같이 모여 솔이 여섯 살 축하 파티를 했었다. 그때 나도 엄마 여섯 살 축하 파티를 할 걸 그랬다. 엄마 6년 차 파티.



내일의 육아 효능감은 보장할 수 없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 하는 나와 솔이 뚜뚜를 위해 뭐라도 하고 싶은데 딱히 생각이 안 난다. 내일은 맛있는 과일을 좀 사 와서 같이 먹어야겠다. 끝 : )





keyword
이전 04화그때 사줄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