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myself

당신의 이야기

by 뚜솔윤베씨

요가가 좋은 이유는 몰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마가 된 후로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왔다. 아이의 성장에 맞춰 준비해야 할 일, 가정을 잘 이끌기 위한 노력, 그러면서도 나를 잃지 않기 위해 항상 무언가를 준비해야 하고 배워야 하고 도전해야 했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항상 마음 한편이 허전해 솔이를 재우고 늦은 밤 상념에 젖어 많이 울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그것은 정말 인간이기에 느낄 수 있는 순수한 슬픔이었다. 인간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떠밀려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찾아가며, 자신을 만들어가는 시간 속에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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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이가 두 돌을 넘기고 어린이집에 갔을 때 잠시 불안함을 느꼈던 적이 있다. 기분 좋게 솔이 등원을 시킨 후에 집에 돌아오면 텅 빈 집이 어색해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음악을 크게 틀어놓기도 하고 정신없이 집 안 일을 하기도 했지만 그 시간들이 더욱 무겁게 느껴져 혼자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 아이러니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 그렇게 간절히 혼자 만의 시간, 혼자 만의 공간을 필요로 했는데 2년이라는 시간에 익숙해진 것인지 나 자신이 낯설게 느껴졌다. 그리고 한 켠으로 스스로가 불쌍했다. 꼭 발목에 쇠사슬이 채워진 채 자란 코끼리가 다 성장한 뒤 그 쇠사슬을 풀어주어도 나아가지 못하고 쇠사슬 주위만 맴도는 것처럼 나 자신이 느껴졌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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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매일 아침 솔이를 등원시키고 운동을 갔다. 그 운동도 처음엔 너무나 낯설어 세상에 처음 나온 것처럼 어리둥절하고 모든 게 서툴렀다. 운동이 그런 게 아니라 그렇게 아침 일찍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는 사람들을 본다는 게 생소했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무슨 10여 년을 집 밖에 안 나온 사람처럼 들리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육아를 한다는 것은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물리적으로 세상과 멀어지는 것과 동시에 정서적으로 굉장히 깊은 고립감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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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한 운동이 벌써 7개월 째다. 월 수강료가 저렴하지 않은 대도 불구하고 돈 아까운 줄 모르고 즐겁게 운동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엔 일 년 치를 등록하기도 했다. 운동을 하면 할수록 내 삶에서 꼭 필요한 요소라는 확신이 든다. 왜냐하면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간이 너무 즐겁고 삶의 다른 부분들도 운동 덕분에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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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제저녁 무거워진 마음을 불태우기 위해 더욱 열심히 운동을 했다. 주 2회씩 필라테스 겸 근력운동을 하는데 정신없이 몸을 움직이고 땀을 빼고 나면 무슨 걱정거리가 있었던가 싶게 마음이 평온해진다. 어제저녁엔 솔이를 재우고 남편 방엘 갔다. 책도 보고 하루 정리도 하려고 갔지만 사실 나는 남편과 사랑을 하고 싶었다. 남편도 알고 있었다. 우리는 2세를 준비 중에 있으니까. 그런데 요 며칠 남편이 회사일이 많은지 저녁에 집에서도 일을 할 때가 종종 있었다. 어제도 그랬고. 나는 방문을 연 순간 괜히 부끄러웠다. 이렇게 대놓고 계획적으로 부부관계를 한 적이 없었기에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무작정 기다려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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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닌 척 맞는 척만 하다 솔이 알림장만 쓰고는 방을 나와버렸다. 남편이 너무 바빠 보였고, 내 마음을 알고 있지만 일을 해야 하는 남편의 얼굴을 봤기 때문에 무작정 있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사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떼쓰는 어린아이 같이 그랬다. 삐졌다고나 할까? 나는 마음이 자꾸만 조급해지는데 왜 나만 조급 해지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삐졌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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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밤을 보내고 오늘 아침 나는 운동으로 불태웠다. 나의 어제를.

그리고 운동을 하면서 확실히 느꼈다. 이런 시간, 이런 방법이야 말로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그래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괜히 거절당한 기분에 마음이 상해있었는데 중요한 건 그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면서. 내 나이가 되고 나처럼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느낄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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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


그 순간 우리는 스스로에게 가장 뜨거운 포옹을 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웃음 짓게 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 모두들 Love your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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