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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산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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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갈 냥이 Feb 20. 2016

소설/산다는 건 3

자기연민에 빠져 자신을 망치지 말자.

여느 때와는 다르게 초음파 검사를 오래한다.

의사 선생님은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민영에게 말도 없이 자신의 진료실로 간다.

민영의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심장 박동이 빠르게 뛴다.

의사 선생님은 다시 돌아와서 민영의 복부를 꼼꼼하게 다시 검사를 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다른 머릿속의  한켠으로는 선생님의 신체가  민영의 몸에 너무 밀착되어있다는... 엉뚱한 생각을 한다.

민영 스스로 불감증이라고 생각해 놓고는, 이건 뭐  ㅋㅋ 의사 노릇도 못해먹겠다. 민영 자신이  너무 한심스럽다는 생각에  눈을 감아 버린다.


"음~2년 전초 음파 때는  정상이었는데, 오늘 초음파 검사 결과는  담낭이 두꺼워졌고, 담도가 부었어요"

"녜. 그럼 그건 왜 그런 거지요?"

"아무래도 오늘 CT 촬영도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걱정하지 말아요"

이곳의 의사 선생님은 참 인간적이시다. 민영이 이곳 병원을 다닌지 6년째이다.


몇 년 전... 민영이 이 곳 병원에서 내시경을 하지 않겠다면서 강남 성모병원을 추천해달라도 했을 때 선생님은 민영을 이리저리 달래서 이병원에서 내시경을 하게 했다.

"왜 이곳에서 내시경을 하지 않으려고 하지요?"

민영은  미안해하지도 않으면서 말했었다.

" 작은 병원이라, 기계들 소독이 걱정되어서여"

선생님은 내시경기계들이 걸려 있는 커튼을 쫙 열며 쬐금은 분개해서 말했다

"이것들 저희도 매일 소독해요. 걱정하지 마시고 내시경 우리 병원에서 하세요"

사실 이병원은 언제나 환자로 분 빈다. 선생님도 잘하기로 소문났다.

민영은  선생님이 알려준 병원으로  CT 촬영하러 갔다가 너무 늦어서 다음날  다시 병원을 찾았다.

민영은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찾아 본상태여서  차분한 마음을 지키려 노력했다.

CT 촬영한 것과 소견서를 보시는 선생님께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민영이 입을 연다.

"선생님 ~~"

"음 ~우선 제가 주는 약을 1주일 먼저 먹고, 다음 주에 봐요. 암초 기일 확률도 있지만, 저는 암 초기로 생각하지는 않아요"

민영은 그렇게도 마음을 단단히 먹었는데도 눈물이 난다.

의사 선생님은 얼른 티슈를 그녀에게 건네며 달래 준다. 

"걱정하지 말아요. 저희 어머니는 이 경우와는 다른 암 초기였지만 수술하시고 아직도 건강하세요. 자 이럴 때일수록 스트레스 받지 말고 식사 시간 잘 맞춰 드세요."


선생님께는 그런다고 했지만.........

길을 걷는 민영의 눈에는 모든 사물들이  뿌여케만 보인다. 다행히도 민영은 집까지 무사히 울지 않고 도착했다.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면서 참았던  눈물로 벅벅이 되어버린 민영.

민영의 핸드폰 벨이  울린다.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민영의   큰아들 민준이다.

민영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전화를 받는다.

"음 음"  "여보세요"

"어~ 엄마 목소리가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아냐, 감기가 걸려서 그래"

"엄마 건강 잘 챙기고, 어제 엄마가 꿈에 보여서 ㅎㅎ 전화했어요"

"엄마는 잘 있어. 민준아 춥지는 않아?"

"괜찮아요. 저 걱정 마시고 엄마 아프지 말아요"

"그래, 민준아 사랑한다"

"엄마 나도 사랑해"


차마 아들에게 병원에 다녀온 이야기를 할 수 없었던 민영은 서러움이 복받쳐서 한참을 울었다.

둘째 민혁이 학교에서  돌아왔다. 민영은 울어서 눈이 빨간 얼굴을 민혁에게 보일 수 없어서 방에서 나가지 않고 있었다. 민혁이 민영의 방으로  들어온다.

"어! 엄마,  무슨 일 있어요? "

"아냐.... 엄마가 조금 전에 책을 봤는데 너무 슬퍼서... 그런데 오늘 왜 이렇게 빨리 왔어"

"ㅎㅎ 오늘 봄방학 했어요. 그럼 엄마는 감정 정리하세요.. 제가 알아서 챙겨 먹고 학원 갈게요."

"그럴래..."

"어머니 좋아하는 음악 틀어나요. 왜 오늘은 음악도 안 들으시고..."

Rather Be ~~~

좋은  노래다. 아주  행복한....


의사 선생님은 초기 암일 수도 있는 확률도 말했지만, 아닐 확률도 말하고 자신이 주는 약을 먹기를 권했다.

선생님은 딱히 어떤 병이라고는 꼬집어 말하지 않았다. 민영은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한다.

'그냥 큰 병원에 가보라고 하면 선생님도 편할 텐데.... 그런 것 보면 분명 암은 아닐 것이다. 선생님도 나중에 내가 암일 경우 분쟁에 휘말리 수 있는데, 민영을 잡고 있을 까닭이 없다.'

어떠한 경우라도 민영이 의사 선생님을 상대로 소송을 할 일은 없지만......

민영은 겨우 마음을 달래고 좀 더 열심히 즐겁게 생활해 보기로 마음을 잡는다


한 달 정도 약을 먹고 오늘은 민영이 다시 초음파 검사를 하는 날이다. 원래는 의사 선생님이 3개월 뒤인 4월에 다시 초음파를 하기로 했는데, 약을 먹고 한 달 뒤  한 번 더 초음파를 하신다고  하셔서... 민영이 어제 밤부터 굶고 아침 일찍 초음파 하러 병원을 찾았다.

이리저리 검사를 끝내고 선생님은 아직은 변화가 없다고 하시면서, 약을 바꾸신다고 하신다.

민영은 조금 실망이 되긴 했지만 괜찮다. 요즘 민영은 어느 때 보다도 행복하다.

선생님이 약 한알을 우루사로 바꾼다고 하신다. ㅎㅎ 계산하려니 진찰비만 받는다. 이건  웬....


요즘 민영은 탭댄스를 시작했다. 민영은 춤추는 것을  좋아했지만 아직 한 번도 춤을 배워본 적은 없다.

하다 못해 그 흔한 에어로빅도 배워보지 않았다.

ㅋㅋ 사실 에어로빅은 민영이 사절이다. 예전에 몇 번을  보긴 했지만  아줌마들의 춤이 절대 민영의 마음에 들 리가 없다.

탭댄스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따다~따다~

음악에 온몸을 맡기고 리듬을 탄다는 것은 너무도 흥분되는 일이다.

온몸이 열정의 덩어리가 된다.

앞으로도 쭈욱 이렇게 열정적으로 갈것이라고 민영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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