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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 Feb 16. 2024

나에 대해 알아가기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기 위해서 나보다는 남에게 더 관심이 많았다. 서글서글 웃으며 모든 사람들과 부딪침 없이 잘 지냈지만 정작 끝까지 곁에 남는 내 사람은 별로 없었다. 친구의 고민을 내 것처럼 여기며 열심히 들어줬지만 정작 나에게 고민이 생겼을 때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다. 


두루 관계를 맺는 것보다 마음을 나누는 편안하고 따뜻한 관계를 원했는데 

왜 그런 인연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던 것일까? 

긴 고민 끝에 찾은 답은 내가 나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었다. 나는 많은 사람들과 두루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공허함을 느꼈다. 나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많은 사람들과 얕은 관계를 맺는 데에 에너지를 쓰지 않았을 텐데.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내가 원하는 인간관계에 대해 알게 된 뒤로 10년이 지났다. 내 주변이 달라졌을까? 남편을 만났고 아이를 낳았고 안정적이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었다. 적당히 거리를 둔 친구 두어 명이 있고 취미가 비슷한 사람 서너 명을 사귀고 있는데 이 정도면 괜찮은 건지 기준은 알 수 없지만 그럭저럭 만족감을 느끼며 지내고 있다. 


인맥이 많고 주변에 항상 사람이 많은 사람은 나를 보며 더 인맥을 넓히고 사람을 사귀어야 한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이런 사람이다. 이제는 내 주변에 사람을 많이 두기 위해서 애쓰며 내 것을 퍼다 주는데 노력하지 않는다. 만약 아직까지 나에 대해서 잘 몰랐다면 인맥을 넓히고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좋다는 조언에 여전히 나와 맞지 않는 옷을 입으려 애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에 대해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아직 젊고 어리다면 직접 경험하는 것이 가장 좋다. 직접 경험하는 것이야말로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나는 시간도 아끼고 싶고 모든 것을 다 경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 '독서'하라고 말하고 싶다. 읽어야 하는 목적이 뚜렷한 분야의 책보다는 소설을 추천한다. 특히나 인간관계에 대한 나의 해답을 찾고 싶다면 더더욱 소설을 읽는 것이 좋다. 소설이 재밌기도 하지만 다양한 인간상들을 보면서 대리 체험하고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모든 걸 책으로만 배울 수 없으니 경험과 독서를 병행한다면 효율적이면서도 정확하게 나에 대해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에 대해 알아갈 때 한 가지 주의할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나'라는 사람은 언제든 또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놓인 상황과 자주 만나는 사람들, 읽는 책 등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에 의해서 나의 취향과 생각 모든 것들은 언제나 바뀔 수 있다. 그러니 과거의 나로부터 단정 짓지는 말고 항상 바뀔 수도 있다는 유연한 마음을 가지고 나에 대해서 꾸준히 알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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