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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 Mar 19. 2024

네버엔딩 월요병

직장에 출근할 때나 있는 줄 알았던 '월요병'은 육아휴직 중에도, 주부여도 찾아온다. 아이를 키우면 아이가 기관에 가지 않는 주말이 더 피곤하다고 느끼는 게 대부분이다. 나도 마찬가지로 주말에는 오직 '가정'을 위한 하루하루를 보내기 때문에 나의 생활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월요병'에 걸리는 이유는 뭔가. 주말에는 캠핑도 하고 모임도 다녀오고 꽉 차게 시간을 보냈기 때문일까? 



월요일인 오늘, 아이를 유치원 셔틀버스에 태워 보내고 나름 바쁘게 오전 시간을 보냈다. 글을 쓰고 밀린 집안일도 야금야금 처리해 가며 시간을 보냈는데 피곤함과 별개로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 피곤하면 월요병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으나 피곤하다고 해서 무조건 월요병이 오는 건 아니다. 여가를 보내더라도 능동적인 여가를 보낼 의지가 생기지 않는 게 내가 정의하는 '월요병'이다. 마냥 누워서 유튜브나 보고 있고 싶은 것.. 시간을 보내는 방법 중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최하위의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휴대폰이나 쥐고 있는 시간을 보내고 나면 회복이나 성취와는 거리가 먼 자괴감 같은 부정적인 단어가 날 괴롭혀 계속해서 나에게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아무튼 주부가 되어도 끝나지 않는 월요병을 안고 천근만근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을 청소하고, 아이에게 간식을 내어주며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한다. 도통 신명도 나지 않고 감사도 기쁨도 없다. 보통의 나였다면 달콤한 디저트를 먹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걸 우선에 뒀을 테다. 



하지만 무엇이 채워져야 '월요병'을 이겨낼 수 있을까 가만히 생각하다가 채우는 게 아닌 무엇을 덜어내야 하는가 하고 다른 시각으로 생각해 본다. 수영을 배운 뒤로 생긴 습관 같은 것이다. 숨을 채워 넣는 것보다 숨을 잘 내뱉는 것이 중요한 수영처럼 인생에도 힘을 빼야 하는 순간에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빼야 하는 점은 뭘까 하다가 일단 하루를 가득 열정적으로 채워야 한다는 생각을 덜어내기로 했다. 파이팅 넘치는 하루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날이 더 많지 않은가. 자기 계발서에서나 볼 수 있는 완벽하게 짜인 하루들을 보내는 건 지나치게 높은 목표치라는 점을 상기해 본다. 


어떻게 월요병을 이겨내면 좋을지에 대한 답을 시원하게 결론지을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월요병이 찾아온 날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서 방법을 찾아나가야 할 것 같다. 월요일이면 심신이 지쳐 있다는 걸 인식만 해도 나쁘지 않은 성과인걸. 

심리적인 문제는 뭐든지 '알아차림'이 중요한 시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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