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특히 대한민국은 전 연령대가 건강과 뷰티에 거의 미쳐있다고 할 정도로 갖가지 이슈와 제품이 넘쳐나고 있다. 나 역시 다를 바 없이 건강과 뷰티에 대한 건 일상 한편에 두고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비단 신체적인 건강만 이야기하지 않고 정신적인 건강도 적지 않게 화두에 오르곤 한다.
OECD 가입 국가 중 자살률 1위가 대한민국이라는 뉴스는 꽤나 유명하고 오래된 이야기일 정도니까. 현대인의 정신적인 감기라고 하는 우울증도 경미한 증상까지 계수한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앓으며 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무엇 때문에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까지 염려해야 하는 것인지는 단언할 수 없이 많은 이유가 존재하지만 분명한 건 육체와 정신은 연결되어 있고 어느 것이건 간에 무너지면 서로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굳이 순서를 따지자면 '정신'이 먼저인 것 같은데 마음이 아프면 체중의 변화로 육체에도 드러나게 되어 있다.
건강한 마음으로 살아갈 때에는 마르지도 과도한 군살이 붙지도 않은 적당한 몸을 잘 유지하며 살 수 있었다. 마음이 아프기 시작하면 눈에 띄게 체중이 줄어들거나 늘어나는데 결국 정신도 더욱 피폐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되게 된다. 보이는 것에 민감한 우리들은 나보다 타인의 시선에 더욱 많은 신경을 쓰면서 살아가므로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인해 마음이 병들어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 아닐까.
그렇게 육체와 정신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할 때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앞서 악순환의 시작이 '정신'인 경우가 많다는 주장을 했는데, 해결 방법은 아이러니하게도 '육체'의 시작에 있다. 정신과 육체의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되었다면 이젠 어느 것이 먼저랄 것 없어지는데 악순환으로부터 효과적으로 탈출하려면 육체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 좋았다.
지난 글에서 '우울은 수용성'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듯 마음은 몸의 움직임과 변화에 따라서 민감하게 따라 움직이게 된다. 만약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있다면 누워서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대신에 눈을 감고 가만히 있어 보자. 온통 우울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지배하게 되어도 꼬리까지 따라가 본다. 부정적인 생각의 끝에서 두려움, 슬픔과 같은 상처받은 나의 마음을 보게 된다.
나의 마음을 인지하고 나면 평소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활동 한 가지를 해본다. 나에게 일절의 죄책감도 심어주지 않고 기분 좋음만을 남겨주는 활동을 하는 게 가장 베스트이다.
나의 경우에는 독서였는데 사실 기분이 가라앉아 우울할 때는 독서와 같은 복합적인 활동을 하기가 참 어렵다. 그래서 누워서 휴대폰으로 독서하는 사람 사진을 찾아보거나 예쁘게 꾸며진 서재 인테리어, 도서관 사진 등을 검색해서 저장했다. 마치 내가 독서를 하고 있는 듯 간접경험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건지 독서를 한 것도 아닌데 한결 기분이 나아지는 경험을 했다.
그렇게라도 기분이 나아지면 몸을 움직여본다. 가볍게 하는 산책도 괜찮고 맛있는 음식을 차려 먹는 것도 괜찮고 할 수만 있다면 좋아하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몸을 움직이면 기분이 더 풀리는 느낌이 들 것이다. 상쾌하게 부는 바람에 흐트러지는 머리칼과 최선을 다해 자신의 생을 표현하는 자연들을 바라보면서 머리가 가벼워진다.
우울한 기분을 털어낸 긍정적인 경험들이 쌓여서 내 마음에 튼튼한 담을 세워나간다. 차곡차곡 쌓아가다 보면 어느새 무릎 높이만큼. 어깨를 훌쩍 넘기게 되는 때까지. 담을 쌓다가 쉬다가 특별히 삶이 변한 것 같지 않아도 시간의 힘은 강해서 어느새 나의 울타리가 되어 있는 걸 발견하게 될 것이다.
육체와 정신이 줄다리기를 하며 위태롭게 굴고 있는가? 그 줄다리기에 휘말리지 말자. 무엇이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내 마음 깊은 곳을 헤아리고 그저 몸을 움직이는 것으로 부딪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