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1

039. 비1

비 오는 날 뒤집힌 우산을 쓰고 다니는 아이들이 마치 커다란 꽃을 들고 있는 것 같아 썼던 글이다.

비가 오면 장화를 신고 첨벙첨벙 물웅덩이를 한 번이라도 더 밟으려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저 부럽다.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기 때문일까.


지금도 자주 틀리는데, 그 당시 일기예보가 얼마나 정확했겠는가.

그땐 일기예보를 볼 필요 없이 정말 매일매일 뛰어 놀았다.

비가 오면 시원하게 비를 맞으며 축구를 했고 비를 피한답시고 건물 사이사이에 몸을 숨기며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집에 돌아가면 “물에 젖은 생쥐 꼴이네.”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듣곤 했었다.


그때는 정말

비가 오면 비를 맞았고, 마셨고, 온전히 느꼈다.

그런 비는 불청객이라기보다 놀이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하나의 요소였다.


예기치 않은 비를 마주한다면,

인상 찌푸리지 말고 한 번쯤 젖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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