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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Feb 08. 2020

이 편한 사람

나홀로 아무말대잔치

      

어느 회사의 오너가 직원들에게 무심히

"실력, 능력이 있어야 살아남지."라고 말했다가

듣는 이들의 표정과 눈빛이 이상해지자,

"내 말은 능력 지상주의로 한 말이 아니고

그냥, 격려의 뜻으로 한 말."이라고 둘러댔지요.


말 자체로, 그 말 그대로 서슬이 시퍼런 말을 해놓고도 날카로운 뜻은 아니라고, 심지어 따뜻한 뜻으로 썼다고 하면 그걸로 그만인 사람이 정말 있어요.

원뜻에서 나쁜 뜻은 빼고 좋은 뜻으로 바꾸는데 탁월해서 마치 걸어 다니는 '신조어 사전' 같은 사람.


이런 사람, 글씨가 크고 설명이 쉬운 어린이용 국어사전이라도 한 권 사주고 싶을 때가 있어요.  대개 들여다볼 사람도 아니겠지만요. 봤다고 해서 받아들이고 제대로 쓸 사람도 아니고요.


말, 알면 알수록 참 어렵지요.

쉽게 쓰던 말도 알고 보니 잘못 쓴 말이 있고,

같은 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뜻과 무게가 달라져요. 영 말 같지 않은 말도 있고, 경우에 합당해서 은쟁반 위의 금사과 같은 말도 있고요.


*

그런 뜻이 아니라면 그런 뜻에 맞는 단어를 잘 찾아 써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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