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하자마자 나는 인수인계해줄 선배가 대표님뿐이라서
바로 책임을 맡는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하는 일은 의뢰받은 업체에 대한
홍보를 하는 일이었는데 그 홍보 창구가 블로그, 카페였다.
처음에는 쉽다고 생각했고 오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블로그는 사실 원고도 원고자를 구해서
그 업체에 대한 물건이라던가 홍보할 학원 등에 대한
글을 써주면 내가 그걸 블로그 순위에서
잘 보일 수 있도록 편집해서 업로드하는 일이어서
굉장히 쉬웠고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근데 포토샵을 모르던 나에게
썸네일을 꾸미는 일,
블로그 자체를 기업에 맞게 커스튬하는일,
홍보받은 업체에 대한 정보를 원고자가
포기하면 글을 써야 하는 일까지
점점 더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늘어나고
생각지도 못한 일까지 나에게 넘어왔다
가장 힘들었던 일은 ai를 활용한 학원을 홍보하는 일이었는데
원고자가 너무 어려워서 중도포기를 하는 일이 생겼다.
원고자가 글을 쓰는 걸 포기하는 건 처음이었다.
나로선 처음 겪는 일이라 대표님께 바로 여쭤보니
나보고 대신 그 글을 쓰라고 하셨다.
홍보를 맡긴 업체는
전문적인 곳이라고 생각해서 맡긴 걸 텐데,,
내가 그걸 여기저기서 정보를 짜깁기 하며
쓰고 있으니,,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불안함, 불편함, 죄책감 같은 게 몰려왔다
이게 점점 쌓이자 법 없이도 살고 싶은 나에게는
일자체가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일이 되었고
하루하루 회사를 가야 하는 게 힘들었다.
심지어 블로그보다 더 힘든 건
카페에 글을 올리는 것이었다.
카페란 진짜 커뮤니티를 위해서
사람들이 모인 곳인데 거기에 가입을 해서
1인 2역 역할을 하며 홍보를 해야 하는 일이었다.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은걸
좋다고 써야 하는 게 너무 힘들었고 거짓말을 계속
하고 있는 내가,, 현타가 계속 왔다
심지어 홍보하는 게 걸리면 강퇴를 당하는데
그럴 때마다 심장이 얼마나 크게 뛰던지,,
(차라리 홍보할 것들을 내가 직접 경험해 보면 모를까
안 해보고 모르는 걸 좋다고 홍보하려니 힘들었다)
이일을 통해서 아무리 노스펙으로 회사를 들어갈지라도
하는 일이 마음이 불편한 일이라면
일을 오히려 더 오래 못 버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런 것도 결국 경험을 해봐야 아는 것이라,,
뭐든 해보는 게 나쁜 것은 아닌 거 같다)
나는 여기서 힘겹게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6개월 만에 퇴사를 외치게 된다.
그렇게 그만두고 나니 전문적인 것을 해야
오래 버티지 않을까? 더 이상 신입은 싫다! 하는
마음으로 개발을 배우는 학원(프론트엔드, 백엔드)에 등록을 하게 되는데!
사실 이렇게 1년 2년 허비하는 거 같아 시간이 아깝긴 하지만
뭐 어쩔 수가 없다 하고 싶은 것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적성에 뭐가 맞는지도 모르겠을 때
가만히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 보니
갑자기 하늘에서 이게 너의 적성이니라 하고
선물같이 생기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날에 백수기간을 2년을 보낸 게 더 아까웠어서
그냥 뭐든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같은 시간 보낼 거면
뒤돌아봤을 때 돈이라도 벌었다고 생각하면 된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