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첫걸음마를 보며
아기의 첫걸음은 부모에게 엄청난 흥분의 순간이다. 눈은 있는 대로 휘둥그레지고 박수와 환호와 포옹이 절로 터져 나오는 기쁨의 순간. 부모뿐만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도 기대하고 보고 싶어 하는 아기 인생의 명장면이기도 하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응원하고 박수치게 할까.
혼자서 일어나고자 하는 의지, 시도해 보는 용기와 넘어질 용기, 발바닥과 다리와 허리 근육의 힘, 균형을 잡을 수 있는 감각, 가고자 하는 방향을 볼 수 있는 시력과 판단력, 성공했을 때 뿌듯하고 기뻐하는 감정과 표정.
발걸음 하나 옮기기가 저절로 되는 듯 하지만 신체와 신경, 정신, 마음 모든 것이 필요만큼 성장되고 협응 하여 일어나는 일이었다.
한 발을 들어 올려 앞으로 내려놓고, 또 한 발을 들어 올려 앞으로 내려놓는 동안 몸이 앞뒤로 휘청거리고 이내 곧 엉덩이로 쿵 주저앉는다. 아기는 울지 않는다. 또 있는 힘을 다해 일어난다.
그 걸음을 위해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아기의 움직임을 도우시는 주님을 눈으로 본다. 어디로 가든지 용기 있기를, 안전하기를, 바다가 쓰임 받기 원하시는 곳으로 걸음 할 수 있기를 기도하며 오늘의 한 발짝을 응원한다.
여행 중 가장 아름다웠던 장면
202505 문경새재에서 걸음을 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