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놀이는 상상 밖에 있다
외출 후 집에 돌아와 택배 정리하는 사이에 탈출한 바다군, 계단으로 돌진 후 17층까지 올라갔다. 우리 집은 2층인데.
놀란 지용은 신발 안 신고 양말 바람으로 따라나섰고, 그의 아들은 올라가기를 멈추지 않았다. 쉬지 않고 올랐고, 뿌듯한 표정은 숨김없이 드러났다.
우리가 바다에게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해보도록 기회를 만들지만 이보다 더 새로울 수는 없다. 네발기기로 계단 타기는 계획에 없었다. 아기 덕에 운동삼아 걸어가보겠다던 17층까지 드디어 올라봤다.
서른다섯 살 차이 나는 젊고 젊은 아기의 머릿속과 자유로운 놀이의 세계는 감히 내가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바다 덕에 새로운 일상과 경험이 넘쳐나는 인생이 되어간다.
오늘은 바다의 400일, 계단을 오르기 위해 작은 손으로 땅바닥을 탁탁 치던 소리가 무척이나 귀여웠던 하루이면서 새까매진 옷을 비벼 빠는 엄마다운 날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