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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마음대로의 해방감이 부럽다.

무한 반복이 아니라 끝이 있음을

by 한송이

먹고 자고 놀고 쉬고 보고 말하고 듣고 읽고 느끼고 입고 춤추고 노래하고 배우고 만지고 걷고 움직이고 시도하고 아니면 말고 다시 하고 잊어버리고 기억하고 또 해보고.


숟가락을 던진다. 물컵의 물을 쏟는다. 신발 한 짝을 계속 가져온다. 소리를 지른다. 같은 책을 본다. 넘어져도 일어난다. 이 모든 문장에 '계속' 을 붙이면 아기 바다의 일상이 된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 그러나 이 단순함과 끝없는 반복 속에 한 인간의 고유한 성질이 드러나고 계발된다.


같이 던지고, 같이 소리지르면 아기도 나도 재밌어진다. 언제 이렇게 지내보겠나 싶어서 규칙과 질서를 모르고 자유로운 아기의 해방감을 나도 조금 맛본다.


속도와 화려함이 주는 짜릿함보다 더 자유로운 해방감을 만끽하며 살아가는 아기의 어느 시절을 함께 지난다. 그동안 얼마나, 아니 여전히 얼마나 복잡하게 살아가고 있었는지를 돌아본다.


건강한 생활을 위하여. 활기찬 삶을 위하여. 허락해 주신 인생 동안의 할 일을 위하여. 단순하고도 깊이 있는 선택들을 하리라 날마다 결심한다.


나의 가장 가까운 바다 덕분에 더 자주 은혜의 바다에 풍덩 빠져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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