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반복이 아니라 끝이 있음을
먹고 자고 놀고 쉬고 보고 말하고 듣고 읽고 느끼고 입고 춤추고 노래하고 배우고 만지고 걷고 움직이고 시도하고 아니면 말고 다시 하고 잊어버리고 기억하고 또 해보고.
숟가락을 던진다. 물컵의 물을 쏟는다. 신발 한 짝을 계속 가져온다. 소리를 지른다. 같은 책을 본다. 넘어져도 일어난다. 이 모든 문장에 '계속' 을 붙이면 아기 바다의 일상이 된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 그러나 이 단순함과 끝없는 반복 속에 한 인간의 고유한 성질이 드러나고 계발된다.
같이 던지고, 같이 소리지르면 아기도 나도 재밌어진다. 언제 이렇게 지내보겠나 싶어서 규칙과 질서를 모르고 자유로운 아기의 해방감을 나도 조금 맛본다.
속도와 화려함이 주는 짜릿함보다 더 자유로운 해방감을 만끽하며 살아가는 아기의 어느 시절을 함께 지난다. 그동안 얼마나, 아니 여전히 얼마나 복잡하게 살아가고 있었는지를 돌아본다.
건강한 생활을 위하여. 활기찬 삶을 위하여. 허락해 주신 인생 동안의 할 일을 위하여. 단순하고도 깊이 있는 선택들을 하리라 날마다 결심한다.
나의 가장 가까운 바다 덕분에 더 자주 은혜의 바다에 풍덩 빠져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