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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마음 치우기
이상하게 분주한 한 주를 보냈다. 물건들이 정리되지 못한 채 쌓여가고, 바쁘고, 정신도 없었다. 글도 안 써지고, 잠도 깊게 들어 남편이 집에 왔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하루를 마칠 때마다 내일 해야지 속으로 결심을 했지만 상황은 같았다. 오늘도 그랬다.
아기를 재우고 거실을 정리하고 불 꺼진 주방에 서니 또 치울 게 산더미다. 뭐부터 치울까 뭐부터 하는 게 좋을까 가만히 바라보다 이 분주한 마음부터 치워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몸 컨디션 때문이었을까. 내 마음 때문이었을까. 이렇게 정신없지 않았는데. 원인을 따져 묻는 나쁜 마음의 작동을 싱크대에 쏟아버리고 기도했다.
눈을 뜨니 다시 둘러봐도 그대로다. 그래, 이유식부터 만들어야지. 보글보글 폭 폭 쌀알들이 끓어올랐다. 먹기 좋게 푹 퍼진 야채죽이 먹음직스럽다.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아기 밥을 옮겨 담으며 잃어버렸던 여유를 찾았다. 그래, 잘하고 있어. 그럴 때도 있는 거지. 따뜻한 목소리가 나를 토닥였다. 더 이상 분주하지 않은 주방이다.
그래, 그럴 때도 있는 거지.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는 사실이 떠오르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