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보내는 아침 시간 이야기
아침을 깨우는 아기. 나는 피곤한 채로 눈을 겨우 뜨지만 아기의 얼굴은 항상 생글 생글하다. 작은 손바닥으로 자던 자리나 엄마 팔, 얼굴을 손에 닿는대로 탁탁 내리치며 해벌쭉 웃고 있다.
번쩍 들어올려 꼭 안아주며 잘 잤냐는 인사를 한다. 아기는 아직 답할 줄 모르지만 얼굴을 아기 볼에 부비면 웃는 표정에 볼살이 통통히 닿는다.
부지런히 분유를 타고 충분히 흔든다. 그동안 미온수 한잔을 마시며 마저 잠을 깨운다. 수유를 마치고 밤새 빵빵해진 기저귀를 갈아준다. 보송보송해진다는 걸 아는지 소리를 지르며 기분 좋은 표현을 한다.
소화가 될 동안 쏘서나 의자에 앉혀 잠깐 놀이 시간을 즐기게 한다. 몸은 장난감에 있지만 눈으로는 창 밖의 나무와 새를 바라보고 있는 아기를 보면 내 아들 맞구나 싶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이부자리를 정돈한다. 미뤄 둔 설거지나 빨랫감을 정리하고 간단하게 식사를 한다. 오전 1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한그릇에 담기는 먹을거리를 준비한다. 시어머님이 챙겨주신 과일을 손질하고 냉장고에 항상 구비해 두는 계란을 굽는다. 손이 급하다. 달궈진 팬에 버터를 녹이고 설탕을 잔뜩 뿌려 달콤한 식빵을 만든다. 우유도 한잔 따라 식탁에 앉는다.
그 사이에 답답해진 아기는 자유 시간을 달라는 눈빛을 보낸다. 거실 곳곳을 누비는동안 브런치를 먹는다. 매일의 작은 식사. 과일을 먼저 먹고,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소화와 흡수가 잘 되도록 젓가락질을 한다. 아삭거리는 사과, 달콤한 식빵, 고소한 계란을 부지런히 음미한다.
대충 끼니를 때우거나 산책나가서 사 마시는 라떼 한잔으로 끝내거나 먹지 않고 넘긴 적도 많다. 귀찮아서, 때를 놓쳐서, 배가 안 고파서라고 생각했는데 아마 정신이 없어서 소홀하게 여긴 거다. 아기가 비로소 6개월 쯤 되고 정신이 차려지니 엄마인 나를 잘 챙겨야겠다는 깨달음이 내것이 됐다.
돌봄을 잘 하기위해서는 스스로를 돌봐야 한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가 행복하다는 말은 틀림이 없다. 그렇지만 결코 쉽지 않다. 초보 엄마에게는 아기와 집안일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시간과 체력, 정신력이 빠듯하다.
아침의 이 작은 식사로 나를 챙긴다.
탁탁 탁-
어느새 아기가 의자 밑에 와서 발목을 탁탁 두드린다. 남은 빵 조각을 얼른 꼭꼭 씹고 말한다.
"엄마 다 먹었어. 이제 같이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