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할 타이밍을 찾아서

적당히 죄송하자, 과유불급이 진리

by 조이카멜

신입사원 시절 항상 그렇게 죄송했다. 자료를 만들었는데 누락한 것이 있거나 숫자가 틀리면 바로 어쩔 줄 몰라하며 죄송하다며 계속 사과했다. 그런데 팀장님과 선배에게 의외의 말을 들었다.


'너무 자주 죄송해할 필요 없어'


잘못한 것에 대해서 사과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살아왔는데 회사에서는 개념이 조금 달랐던 것인지 의아했다. 그리고 또 다른 생소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바로 ' 죄송할 것까진 아니야'라는 말이다.

신입사원은 죄송함의 정의부터 배워야 하는 것인가.


주변 선배들을 관찰해 보니 죄송하다는 말을 아끼는 편이었다. 나였으면 바로 죄송하다고 했을 것 같은데 굉장히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어떤 일에 대해서는 결정적인 순간에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업무를 하다 보면 실수를 할 수도 있다. 무사히 과업을 완수해야 하는 직장인의 숙명상 업무의 실수는 죄송할 일이다. 그런데 말의 힘은 무서워서 죄송하다는 말 자체를 반복하게 되면 다른 사람과 동일한 업무 실수를 하더라도 더 잘못하는 것처럼 비칠 우려가 있다. 또한 업무 실수는 본인의 입장에서는 치명적으로 느껴질 수 있으나 상사가 보기에는 큰일이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섣부른 죄송함의 남발은 본인의 이미지를 일이 미숙한 사람으로 굳게 만드는 위험이 있다. 그리고 정말 큰 잘못을 했을 때 죄송함을 표현해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닳고 닳게 들은 말이라 진정성을 덜 느끼게 된다.


자신이 하는 말이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유사한 사례로 자신의 약점을 지속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나의 선배 중에는 회사에서 충분히 인정을 받고 그에 걸맞게 업무도 훌륭하게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유난히 자신의 약점에 대해서 불안해하며 사람들에게 걱정 섞인 이야기를 했다. 스스로 완벽주의 성격이라 그랬던 것 같은데 반복되다 보니 그 선배의 성과 자체가 의심스러워지고 약점이 더욱 부각되는 느낌이 들었다. 스스로 평판을 낮추는 행위인 것이다. 이에 우려되는 마음에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정중히 말씀드린 적이 있다.


다시 죄송함으로 돌아오면 이렇게 이미지와 직결되는 죄송함 표현의 적정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데 그 보이지 않는 선을 찾아가는 것은 개인의 몫인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찝찝함을 덜어내고자, 즉 내 마음이 편하고자 사죄를 했던 게 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다 보니 남이 보기에는 과해 보였던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잘못한 경우에는 반드시 적절한 사과를 해야 한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 몸으로 그 적절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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