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커피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무 Dec 06. 2021

습관과 커피

오늘의 커피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내 주변에도 코로나 상황이 예사롭지 않아 졌다. 요즘은 사무실에서 가급적 마스크를 내리지 않고 물 마시는 일도 줄인 상태라 가끔 퇴근할 때 한 모금 컵으로 마시는 한 잔이 전부다. 목이 따끔거릴 때마다 이게 오미크론인가? 싶다가 마스크를 뺀 적도 없고, 접촉한 사람도 없으니 설마? 하다가 따듯한 물 한 잔을 마시고 나면 좀 나아져서 건조해서 그랬나 안도하는 순간을 맞이하기 일수다.


오랜만에 익숙한 듯 낯선 듯 오랜만에 원두를 꺼내어 커피를 내렸다. 뻐끔뻐끔 공기방울을 내뿜는 커피빵이 반갑다. 싱숭생숭한 꿈으로 뒤척이다 맞이한 아침, 그냥 개꿈이겠지 하며 책을 펼쳤지만,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 일기를 쓴다.



책과 쓰기를 즐기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이 시간이 어색하다. 몸에 베어있던 굳은살이 감쪽같이 사라진 기분. 늘어난 뱃살과 체력 부족 덕분에 저무는 한 해가 실감이 난다. 늘 깨어있고 싶던 작은 바람은 헛된 꿈이었나.



그래도 오늘의 커피 한 잔은 좋았다. 작고 딱딱해서 핸드밀을 사용할 때 손에 힘이 더 들어가지만, 새콤하고 가벼운 하루코빈스의 원두가 좋다. 하루에 한 잔, 단 십 여분 동안 나는 그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 된다. 흔하디 흔한 커피지만, 내 맘에 쏙 드는 원두는 흔치 않다. 나도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에 불과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하나뿐이다. 나만의 매력이 느껴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주 조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