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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커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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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 Jan 01. 2022

일희일비에서 벗어나기

오늘의 커피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떠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어릴 적 엄마와 하던 까꿍놀이나 숨바꼭질처럼 엄마가 그곳에 있음을 이미 알고 있으니 숨었다 찾는 놀이에 재미를 느끼는 것일 테다. 내가 어딘가 숨어버려도 엄마는 분명히 나를 찾을 테니까.


어쩌다 오늘은 두 잔이나 마셔버렸지만, 사실 요즘은 커피를 자주 마시지 않는다. 좋아하던 커피 고유한 맛과 분위기를 즐기지 못한다. 감정과 에너지 고갈 덕분이기도 하고, 몸의 문제 덕분이기도 하다. 뱃속이 더부룩하고, 장 꼬이는 느낌이 드는 날도 많아져 커피가 부담스러워졌다.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잠들지 못하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가 어제는 최근 반년만에 처음으로 5시간 통잠을 잤다. 꿀잠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한두 시간마다 잠들었다 깨기를 반복하던 지난날에 비하면 지덕지하다. 새해 첫날에  괜찮은 징조가 내게 찾아왔다. 올해 내게 찾아온다던 ‘새로운 시작 이것일까?


6시 46분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면서 눈이 떠졌고, ‘일희일비하지 말아야지.’라며 중얼거리며 잠에서 깼다. 좋아하는 법정스님이 생각나서 검색창을 둘러보았는데, 얼마 전 sk 최태원 회장의 sns 갈무리 기사가 검색되었다. (법정스님의 책 제목은 일기일회였다.) 오늘 아침 내 무의식이 나에게 주는 다독임이었을까?


“감정 기복을 보이지 마라.

너의 감정을 신줏단지처럼 귀하게 모시지 마라. 조금 기다리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들 때문에 다른 사람의 기분을 망치지 말고 그 시간에 조용히 운동을 해라.”



비록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새해맞이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나가서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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