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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커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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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 Dec 05. 2023

커피는 핑계고

오늘의 커피

글쓰기 루틴이 깨진 건 책을 멀리하면서부터다.

아니 블루투스 키보드를 잃어버린 후부터였나?

15년쯤 된 나의 책상과 그 옆 짝꿍 9년 된 데스크컴퓨터를 버리고 새 노트북을 장만하면서 익숙지 않다는 핑계로 핸드폰으로만 접속하다 보니 타자칠 때 자꾸 오타가 나서.

불편해서

바빠져서




캡슐커피머신을 산 후부터 핸드밀에 원두를 넣고 커피콩을 갈면서 커피 향을 맡으며 고요히 명상하던 시간이 사라지고 20여 초만 기다리면 간편하게 완성되는 간편함을 얻었다. 매일 똑같이 보통인 커피맛 덕분에 이 한 모금을 준비하고 마시며 곱씹던 시간의 깊이가 달라진 덕분에 오전 일과의 루틴이 달라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것이 변하듯, 나의 관심사가 변했고 커피 취향도 변했고, 책과 멀어졌다. 한 권을 제대로 완독 한 적이 있었나, 여전히 가방 속엔 책 한 권이 들어있지만, 그저 가방 무게를 더할 뿐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익숙해진 후부터였나, 아님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한 후부터였을까. 광고도 없이 편리하게, 관심 분야의 다양한 영상을 노출시키니 아무런 반항도 없이 그저 끌려가며 시간이 흘러갔다.


넷플릭스 구독과 디즈니플러스 구독, 정규방송이 말고도 여러 방송사들의 방송을 리모컨 클릭만으로 쉽게 볼 수 있기 시작한 이후부터였나.

아니면 함께 사는 사람의 생활 패턴에 영향을 받기 시작한 이후부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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