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커피일기

오늘의 커피

by 아무

오늘의 커피
어제도 분명 커피 한 잔을 마셨건만 뭔가를 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네. 무엇이 요즘의 나를 이토록 가라앉게 하는가, 단지 계절의 영향이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중독.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이고, 가장 헤어 나오지 못하는 그것.
더 이상 커피 한 잔은 내게 생기를 채워주지 않는다. 불과 2~3년 만에 나는 이것에 중독되었다. 이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커피가 차갑고 카페인에 취약한 내 몸 상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줄일 수가 없다. 이 상태가 중독이라면 중독. 이미 나는 중독되어있다.

생기 없음.
요즘의 나는 부쩍 생기가 없다. 피부도 마음도 건강도. 삼십 여 년 동안 유지하던 내 꿀피부(?)도 푸석거림이 보인다. 불안하다. 유일한 나의 자신감이었는데 역시나 세월을 버티기는 어려운건지. 2주째 감기몸살이 지속되고 있다. 평소보다 잠도 훨씬 많이 자는데 집나간 컨디션은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눈이 시리고 떨려서 책을 보기도 어렵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줄줄. 실연당한 사람마냥 눈가를 붉히고 있는 내 모습이 처량맞다. 원래 찬바람과 먼지에 취약한 나의 눈. 뭐든 안 예민한 곳이 없기도 하지만 특히 찬 공기와 카페인, 이런 것들이 나를 더욱 생기 없게 만든다.

취약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어떤 온기로
어떤 에너지로
올 겨울을 보낼 힘을 만들어야할지
생각할 때가 왔다.

나이가 들면서 그냥 얻어지는 건 없다.
계획한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인생이지만
나의 약점을 대비할 준비 정도는 해야 할 나이가 되었다.
지긋지긋한 추위와 감기, 대비책을 마련해야한다.
살아남기 위해.

나는 이렇게 오늘을 산다.
오늘을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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