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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티스 Jul 31. 2023

글을 쓰는 이유

상사화와 만남

올해는 못 만난 줄 알았다. 상사화다. 잎은 2~3월경 돋아나서 5,6월까지 있다가 사라진다. 그 후에 꽃대가 올라오고 꽃이 핀다. 잎과 꽃이 만날 수 없어서 상사화이다. 


내가 상사화를 좋아하는 이유

첫 번째, 유난히 꽃대가 튼실하다. 커다란 꽃을 여러 개 한꺼번에 버텨야 하기에 꽃대가 튼튼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눈에 띈다. 어디서든 존재감을 드러낸다. 꽃댕강나무처럼 오랜 시간 꽃이 피고 지고 하지는 않지만 강렬하게 피어났다가 사라진다. 이 또한 자신만의 특색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세 번째, 꽃이 예쁘다. 여름꽃 중에는 상사화가 제일 끌린다. 만나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매혹적인 아름다움이 있다. 사진을 한컷이 아니라 여러 장을 찍어서 상사화 만남을 남겨둔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그렇다.

생활하면서 내 머릿속을 스쳐가는 생각들을 기록해두고 싶다.


마음속으로는 상사화를 좋아하고, 행동으로는 사진을 찍는다. 글로 남겨두지 않으면 내가 그랬었다는 걸 잊어버린다. 특히 나처럼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잘 넘어가지 않는 사람들은 그렇다. 잘 까먹는단 이야기다. 하지만 글로 기록해 두면, 과거의 하루 어떤 장면이 영화처럼 기억이 난다.


나에게는 타임머신 작업을 해두는 것이기도 하다.

사진과 글에 시간을 담아둔다.


오늘 상사화의 만남도 그랬다.


내년에도 상사화를 만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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