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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는 어려워

내 집중력은 롤러코스터

by 꽃빛달빛

ADHD, 나와 유년기부터 함께해 왔던 그림자 같은 존재였다.


ADHD란, 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의 약자로써 한국어로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라고 불린다.


어렸을 때부터 ADHD 의심을 받았지만, 그 누구도 병원에 가볼 생각을 못했었다.


이유는? 너무나 간단했다.


나는 일반적인 ADHD와 달리 조용한 ADHD에 속했었고, 심지어 공부도 평균이상으로 했었기 때문이다.


흔히들 생각하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이런 증상을 가진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attention deficit / hyperactivity di


백과사전에 ADHD의 증상을 검색하면 매우 산만하고, 집중을 잘하지 못하며 시끄러운 이미지이다.


하지만 어릴 때의 나는 집중은 잘하지 못했지만 필요할 때면 곧장 공부를 했고,

학교에서의 규칙도 매우 잘 따르는 모범생의 면모가 있었으며,

수업도 꽤나 열심히 듣는 아이였다.


평균적인 ADHD와는 다른 조용한 ADHD였기 때문이다.


‘과잉 행동(HA)’는 줄어들고 ‘집중력 저하(AD)’가 강하게 나타나는 것을 ’조용한 ADHD’라고 한다. 휴대폰이나 지갑처럼 작지만 중요한 물건들을 잃어버리거나, 숙제나 과제 등 해야 할 일을 자주 잊어버린다. 또한 다른 사람의 말에 집중하지 못해 같은 말을 두 번 이상 물어보고, 애완동물에게 제시간에 맞춰 먹이를 주거나 방을 꾸준히 청소하는 것 등 사소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회사 생활에서 실수가 잦아 지적을 받는 일이 반복되며, 하루 중 멍하거나 공상에 잠기는 시간이 많다.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대략적인 수치를 보았을 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산만한 ADHD 증상은 남성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반면, 최근에야 널리 알려진 조용한 ADHD 증상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는 그동안의 ADHD 연구가 남성을 기준으로 이뤄졌기 때문임을 증명한다 *출처 : 헬스컨슈머(http://www.healthumer.com)


그렇기에 나는 단순히 대인관계에 조금 어려움을 겪는, 조금은 산만하지만 곧장 공부는 잘하는 아이로 이미지가 굳혀졌고, 아무런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성인이 되었다.


정신의학과를 오래 다녔지만, 스스로 ADHD를 의심하고 병원에서 진단을 받기까지도 꽤나 많은 시간이 걸렸었다.


[나에게 어려운 것들]

마감 기일을 지키는 것

약속 시간에 늦지 않는 것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

타인의 말에 10초 이상 집중하는 것 등


나는 ADHD 약을 먹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의 일들은 너무나도 어렵다.

그런 나에게 사회생활을 하는 것은 가시밭에서 러닝을 하는 것과 동일하다.


그래서 어떤 날엔 ADHD가 있음이 억울했고, 나만 이런 고통을 받는다는 것에 화가 나기도 했다.


브런치 글을 쓰는 지금도 한 번에 3-4가지 생각을 하고 있어서, 글쓰기에 집중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다.


그럼에도 놀라운 사실은 나의 꿈은 '작가'였다. 글을 씀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지만, 그 꿈을 아직도 놓지 못한 채 어른이 된 것이다.


어릴 때부터 작가의 꿈이 있었기에 혼나가면서도 책을 밤새워가며 읽었었다.

(최소 수백 권을 읽었고, 한 권의 책을 반복해서 수십 번을 읽었다.)


그때 당시엔 잘 몰랐지만 ADHD가 있었기에, 밤새워가며 책을 읽었음에도 지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이제 와서 하게 되었다.


물론, ADHD를 가지고 사는 삶은 무척이나 힘들고 어렵다.


남들에게 너무 쉬운 일들을 나는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평균값을 할까 말까 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뭐 어쩌겠는가! 인정하지 못하면 절망하고 넘어지는 일만 가득한 인생인 것을.


그렇기에 난 유년기부터 가지고 태어난 ADHD를 잘 활용해보려고 한다.


[ADHD의 장점(?)]

멀티태스킹이 잘됨

순간적인 집중력이 매우 좋음

흥미가 있는 것이라면 지치지 않고 해내는 편


단점만 있는 ADHD가 아니기에, 이 세상을 한 번 멋지게 살아보려고 한다.


우당탕쿵탕탕하는 미래가 예측은 가지만, 하루하루의 기록과 생각을 글로 남기다 보면 어느 날은 알게 될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이 무엇인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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