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목적을 잃었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by 꽃빛달빛

"네 꿈은 뭐야?"

어렸을 때부터 서로에게 아무렇지 않게 묻던 질문들.

그때는 모두가 정해져 있다는 듯이 답을 했다.


"선생님이 꿈이에요!"

"대통령이요!"

"유튜버가 될 거예요!"


수많은 직업들을 꿈이라고 외쳤고,

하물며 "제 꿈은 참치캔이에요!" 같은.

말이 되지 않는 말도 꿈이라고 말했던 때가 있었다.


내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마음속으로라도 그려봤을 그 말들.


어른이 되고 느껴보니, 꿈은 직업이 아니었다.

생계를 위해 돈을 버는 행위도,

누군가의 기대를 맞춰주기 위해 말하는 단어도,

막연히 되고 싶다고 이루어지는 소원 같은 것도 아니었다.


흔히 생활기록부에 장래희망이라고 적는 것들에는,

인생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꿈이라는 것이 너무 좁게만 나누어져 있었다.


지금의 나에게 누군가 "꿈이 뭐야?"라고 물어본다면,

막연히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대답을 할 것 같다.


하지만 모순되게도.


나는 금전적인 이유로,

자신감이 없어서,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나는 꿈을 미루고 있었다.


언제부터 꿈이 미래의 나에게 떠미는 짐이 되었을까?


꿈이라는 단어에 묶여, 행복을 찾지 못하고,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주변의 눈치를 보게 되고,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을 하지 못하면 하찮은 꿈이 되어버리는 세상이란 것을

언제부터 느꼈는지 모르겠다.


그저 어릴 때의 나는 주변에서 말하는 흔한 꿈의 범주 안에서도 행복했던 것 같은데.


너무 많은 인과관계들이 지금은 내 발목을 잡고 안된다고 외치고 있다.


나는 여전히 어떤 꿈을 말하면

그게 현실성이 있는지,
먹고살 수 있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할지를 먼저 떠올린다.


그럴 때마다 ‘꿈’이라는 단어가 내게서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다.

어릴 때는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은 세상에 휘둘리지 않기만을 바라는 쪽이 더 가까운 심정으로 살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꿈이 뭐냐”라고 묻는 말에
정확한 대답을 하기도, 누군가에게 묻기도 어렵다.


그렇지만 언젠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조심스럽게라도 꺼낼 수 있는 꿈 하나쯤은 다시 가슴에 품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꼭 대단하지 않아도, 이뤄질 가능성이 없어도,

언젠가 그때의 나는 이런 걸 바랐었다고

조금은 웃으며 말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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