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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순간, 한 문장] : 침몰

by 꽃빛달빛

숨이 서서히 가빠져 온다.

애써 행복한 상상을 해보려 노력해 보아도 점점 다가오는 어둠에 잡아먹힌다.

눈앞이 흐려진다. 온 세상이 내게로 무너져 떠밀려 온다.

감당할 수 없는 불안의 그림자들이 내 안을 마구 헤집어 놓는다.

온몸을 파르르 떨며 애써 정신을 붙잡아보지만, 너무나도 쉽게 손에서 미끄러져버린다.

무너져 내려간다. 어떻게든 벗어나려 발버둥 쳐보지만 소름 돋게 뻗어내리는 감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암흑 속에서 울부짖는 비명만이 울려 퍼진다.

그렇게 빛을 찾아 헤매다 지쳐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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