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따라다니는 꼬리표
우울증, ADHD,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 이젠 다 말할 수도 없는 병명들은 나에게 꼬리표를 남겼다.
바로 '죄책감'이다.
절대 내 탓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 잘못이 아닌 것을 알고 있음에도.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면 당연한 듯 스스로를 탓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죄책감은 따라온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내겐 안 좋은 상황이 생기면 죄책감이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최근 몇 주간 권고사직, 이직고민 등등 안 좋은 일들이 꽤 많이 닥쳤었다.
이제 와서 솔직해지자면, 꽤나 견디기 어려운 숙제였다.
가뜩이나 불안한 내게 더 깜깜한 미래가 다가왔고, 보이지 않음은 불안감을 배로 늘렸다.
심지어, 이번 회사에서도 대표는 내게 가스라이팅을 했다.
내 걱정을 하는 척, 모든 잘못을 내게 돌렸다.
그랬기에 죄책감은 몇 배로 늘어나 나를 짓눌렀다.
벗어나려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가벼운 장난에도 놀라게 되고, 별 것 아닌 일에도 침울해하게 되었다.
내 머리와 마음이 따로 놀기 시작했다.
머리로는 '우울증의 증상이야. 불안장애의 증상이야.' 하면서도,
마음이 따라주지 않아 먹는 약의 개수만 늘어나고 있다.
이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날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 오늘이다.
오늘도 막연히 내 행복을 꿈꿔본다.
행복해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