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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는 어려워

나와 나의 동거

by 꽃빛달빛

사람이 하루를 보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하루 중 혼자 있게 되는 시간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갓 일어난 오전이라던가.

가족들이 모두 잠든 새벽이라던가.

지하철에서 오고 가는 출퇴근길 같은 경우 말이다.


난 혼자 있는 시간을 잘 견디지 못한다.

나와 친구로서는 정말 0점에 가까운 조합이다.


혼자 있으면 생각에 잠기게 된다.

평소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이 이때라는 듯이 서서히 나를 잠식해 온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불안하고 우울해진다.


그러지 않으려고 애쓰다 보면, 어느새 쉴 틈 없이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고.

자연스러운 번아웃은 덤으로 얻게 된다.


차라리 영영 잠에 빠져 일어나지 않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드는 요즈음.

나와 언제쯤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어야, 아니 나를 사랑할 수 있어야 타인도 사랑할 수 있다던데.

나는 아직 갈 길이 너무나도 멀어 보인다.


혼자는 내겐 너무나도 어렵다.

오늘의 긴 시간도 잘 이겨낼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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