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이 나를 삼킨다
비가 오는 날이 되면, 괜히 쳐지고 온몸에 힘이 빠진다.
습하고 축축한 공기가 나를 짓눌러서일까.
그간 숨겨온 내 근심걱정이 나타나 무거움을 더하는 것일까.
비만 왔다 하면 심하게 우울해져서 가능하면 기분을 잘 다루려고 노력하지만, 세상 모든 일은 그리 쉽게 되지 않는다.
어제 추웠는지 발열 및 두통과 함께 찾아온 몸살기운 덕에 남자친구와의 데이트를 망쳤고,
오늘따라 괜스레 마음처럼 되는 일도 없다.
비가 와서 그런 걸까.
내 마음이 힘들어서 그렇게 보이는 걸까.
알 방도가 없어 자꾸만 한숨이 나오는 오후다.
비야 제발 그쳐 주렴.
네가 아니어도 이미 지쳤단다.
오늘은 최소 출력으로 하루를 보내야겠다.
글을 쓰기도 벅차게 느껴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