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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이혼의 목격자 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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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꽃노을 Sep 07. 2023

시댁에는 뭐라고 말할까?

결혼 전 부모의 이혼을 시댁에 알려야 할까?

결혼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부모의 이혼을 문제 삼는 집안이라면
결혼을 다시 생각해 봐도 늦지 않는다.

결혼 전 시댁에 부모님 이혼을 말해야 할까?

나처럼 이혼 가정에서 자란 친구들이나 학창 시절부터 친한 친구들은 시댁에 부모님 이혼 사실을 말했냐고들 많이 물어오곤 한다. 그리고 내가 말했다고 하면 시어른들의 반응을 궁금해한다. 그럴 때마다 엄마가 왜 결혼할 때까지만이라도 결혼 생활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나한테 말했는지 새삼 다시 떠올리게 된다.

나는 우리 부모의 이혼은 찬성했다. 그것이 우리 가족 세 명이 부모님의 이혼 전보다는 행복할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최종 이혼을 결정하시는 순간부터 나는 결심했다. 부모의 이혼을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사람과는 절대 결혼을 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결혼은 연인 당사자 두 명만 좋다고 하는 게 아니고 양가 가족 친지들의 의견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결혼이 쉽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작 나는 괜찮은데 주변 사람들의 시건과 고정관념이 팽배했다. 그렇지만 부모의 이혼에 관한 나의 생각은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 부모의 이혼이 나의 잘 못은 아니지 않은가? 또 부부가 이혼하는 게 무슨 죄를 짓는 것인가? 나보다 나의 백그라운드를 트집 잡아서 나를 싸잡아 평가한 다면 아무리 좋아하는 상대가 나타나도 당당히 헤어질 자신이 있었다.

일단 결혼을 약속한 지금 남편은 우미 부모님의 이혼에 대해서 껄끄러워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마도 나 스스로가 부모의 이혼사실을 말하는 것을 창피하다던가 숨기거나 하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리고 예비 시부모님께는 어디서 어떻게 말할까 의논을 했다. 그때 당시 지금 남편이 자신의 부모에게 자기가 먼저 말을 해보고 알려 주겠다고 했으면 나는 결혼을 안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남편도 나도 어른들에게 숨길 이유가 그리고 숨겨서 좋을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나는 상견례 전에 예비 시어머니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부모님이 이혼한 시기와 이유 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에 대해 솔직히 말했다. 오히려 너무 솔직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제게 조금 놀라셨던 것 같기도 하다.

부모의 이혼은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다.

우리 부모를 포함해 사람들은 굳이 묻지도 않는데 왜 이야기를 하냐고 말했지만 난 달랐다. 결혼은 신뢰를 바탕으로 양기가 합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모의 이혼 사유로 나에 대한 이미지와 평가가 달라진다면 그 결혼은 불 보듯 뻔하다. 그리고 결혼식 날에만 이혼 안 한 척 우리 부모님이 앉아 계시면 될 것 같지만 생각보다 결혼 후 양가 부모님이 만나게 되는 횟수는 꽤 된다. 그럴 때마다 서로 연기하고 거짓말을 해야 한다면 모두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아이의 출산 시, 돌잔치, 졸업실, 가족 여행 등 생각보다 양가 부모님 소식을 묻거나 만나야 할 가족 행사들이 있다.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다는 대전제를 하나 숨기려다가 온갖 것이 다 틀어지고 제 명에 못 살지도 모르는 일이다. 동서 친지들에게도 자연스러운 기회에 말을 했다. 물론 그들이 예상했거나 기대하는 이야기는 아니었겠지만 나는 말을 했다. 모두들 잘 이해해 주셨고 그럴 수 있다고 이야기해 주셨다. 오히려 힘들었을 텐데 잘 자라주어서 고맙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16년 결혼생활을 한 지금도 부모님의 이혼에 대해 말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부부의 이혼은 둘만의 관계 이야기일 뿐인가. 부모님 이혼을 부끄러워하는 이혼 가정 자녀들이 있다면 이젠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부모님의 인연이 그것밖에 안 되는 것이었을 뿐 누구도 누구에게 피해를 주고 징역을 살 죄는 아니니까. 그리고 부모님의 이혼을 사유로 연애를 꺼린다던지 결혼을 미루는 사람은 과감히 헤어져라. 그런 사람들은 결혼 한 이후에도 그것을 비난하거나 문제 삶을 것이 농후하다. 우리가 결혼은 하려고 태어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나하나 챙기고 살기에도 바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