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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차언니 Aug 26. 2020

부치지 않는 편지



당신의 모습이 행여 떠오르지 않는 날에

흐릿한 감정을 작은 도화지에 꾸역꾸역 담습니다.

한 번쯤 얼굴을 그려볼까 생각하지만

좀처럼 그때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아

다만 이렇게 소복이 글을 쌓아봅니다.

저는 늘상 그럭저럭 살아갑니다.

보내주신 계절이 닳아질까 아쉬워

이따금 힐끗 스치는 것이 낙이려나요.

주인 잃은 언어가 먼지처럼 영영 흩어지지 않도록

어느 밤, 발걸음 사뿐히 다녀가 주시기를.

내 중심에 살던 이가 뉘인지 부디 잊지 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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