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학교를 못 가겠다고 합니다

by 플로쌤


일러두기) 다음 글은 실제 일화를 바탕으로 소설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아들이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했다.

"엄마, 나 학교 안 갈래."

평소보다 조금 더 진지한 목소리였다. 농담이 아니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예전에도 몇 번 있었던 투정이 아니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갈 것인가, 특성화고를 갈 것인가를 두고 고민했던 때의 그 문제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코로나19 시기, 그 긴 등교 중지 기간 동안 다른 아이들이 학원에서 학습할 동안 우리 집은 아이를 방치했다. 아니, 방치했다는 표현이 맞나. 그땐 모두가 혼란스러웠으니까. 어쨌든 학습 시기를 놓쳤고, 아이는 게임에 몰두했다. 그때만 해도 나는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학교가 정상화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아이는 게임 영상 편집에 재미를 붙였다. 온라인 세계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제작 의뢰가 들어오고, 본인 유튜브 구독자가 늘어 수익도 생기고 있다. 그러고 나서부터 학교에 가기 싫다는 거다.

인공지능과 상담을 해보기로 했다. 요즘 세상에는 이런 것도 있구나 싶어서.

"아이가 게임 영상 편집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실제 수익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를 그만두고 싶어하는 마음, 부모로서 정말 복잡하고 어려우실 것 같습니다."

맞다. 복잡하고 어렵다.

"몇 가지 생각해볼 점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우선 아이의 현재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파악해보라니. 사실 나도 아이가 하는 일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게임 영상을 만드는 것 같은데, 그게 뭔지, 어떤 의미인지, 얼마나 잘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단지 아이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는 것만 안다.

"사회에서는 고등학교 정상 졸업한 사람이 아닌, 검정고시라든가 홈스쿨링 같은 걸 하는 사람들을 선입견을 가지고 보니까 걱정돼. 졸업증은 받았으면 좋겠어."

내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부모님 마음 충분히 이해됩니다. 아무래도 우리 사회에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밟지 않으면 편견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 현실적으로 맞는 이야기예요."

그렇다. 현실적으로 맞는 이야기다. 나도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검정고시 출신이라고 하면 '뭔가 문제가 있나?' 하고 생각하곤 했으니까.

"그런데 요즘은 예전보다는 많이 달라지고 있긴 해요. 특히 콘텐츠 크리에이터나 영상 편집 같은 분야에서는 학력보다 실력과 포트폴리오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고요."

콘텐츠 크리에이터. 영상 편집. 내가 살아온 세상과는 다른 언어들이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익숙한 언어들이겠지.

그러다가 나는 중요한 사실을 하나 떠올렸다.

"응, 전문성이 있는 거 같아. *** GAMES에서도 협업 요청이 왔거든."

"와, *** 게임즈에서 협업 요청이 온 건 정말 대단한 일이네요. 그 정도면 아이의 실력이 정말 인정받을 만한 수준이라는 거잖아요."

*** 게임즈. 내가 듣기로는 꽤 큰 회사라고 했다. 그런 곳에서 우리 아이에게 협업을 요청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그때서야 아이가 하는 일이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이런 경우라면 아이의 재능을 살리면서도 교육을 병행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재능을 살리면서도 교육을 병행하는 방향. 그런 게 가능할까. 내가 아는 교육은 아침 8시에 학교에 가서 오후 4시에 돌아오는 것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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