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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Oct 30. 2021

손자를 위한 할머니의 선물

마음으로 사랑한다.

요즘 자녀들을 위해 그림을 사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거기에 손주를 위한 조부모님의 역할도 가세하고 있다고 한다. 좋은 일이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보고 자라면 사고의 폭이 넓고 깊어지는 등 여러 면에서 배우는 것이 많을 것이다.


오래전 지인의 전시장에서 이런 광경을  본모습이 생각난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내일 같이 오픈하기 위해 작품을 한참 설치하고 있는데 여성 한분이 어린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오시더니 둘러봐도 좋으냐고 물으신다.

거의 준비가 끝나는 상황이라 구경하시라고 했더니 한참을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둘러보시고 특정 작품을 가리키며 이 그림을 사고 싶은데 내일 다시 올 테니 다른 분에게 팔지 말아 달라는 말씀이다.

우리 아이가 꼭 갖고 싶다고 하는데 할머니께서 내일 오셔서 대금을 지급하실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음날 아이와 함께 와서 그림을 사셨다.

사연인즉, 아이가 자폐 증상이 있어 어릴 때부터 그림을 많이 보러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며칠 있으면 아이의 생일인데 선물로 그림을 갖고 싶다고 해서 아이가 원하는 작품을 사주게 되었다고.... 아이가 정말 좋아해서 기쁘다고. “     

아이 생일 선물로 적은 금액이 아니었는데 할머니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주신 것이다. 정말 대단하시구나 했다.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한 할머니의 정성, 그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사랑이었다.      


그림이 친구인 손자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도 그림을 보고 대화를 나누며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배우는 것 같았다. 그런 여건을 마련해 준다는 것이 바로 어른이 해야 할 일이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요즘 손자를 위해 그림을 사는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당시의 웃음 가득하던 손자와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할머니와 아이에게는 잊히지 않을 소중한 선물이 되었으리라. 손자를 위해 꼭꼭 숨겨두었다 슬며시 내놓던 할머니가 생각난다. 그 사랑은 영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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