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기쁨은 그냥 다가오지 않는다. 스스로 만들어야 하고 누군가 만들어 주는 것을 덥석 받아 자신이 즐겨야 한다. 작은 꽃을 선물 받아 열심히 가꾸어 활짝핀 꽃을 보듯이 스스로 가꾸어야 하는 것 중 하나다.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기쁨을 찾아 나누어야 한다.
보고 듣고 맛과 향기를 통해서도 우리는 기뻐한다. 가슴을 울렁이게 하고 다가가고 싶어 진다. 조수정 작가의 작품이 그렇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나누어준다. 가장 먼저 색이 전하는 따뜻함이 그렇다. 그 다음은 낯익은 소재들이 주는 편안함, 반가움이다. 멀리 있는 것이 아닌 항상 내 주변에서 바라보던 것이다. 그래서 더 반갑고 기쁘다.
그 기쁨을 누가 주는가. 작가가 전하고 있다. 그림이 주고 있다. 나는 받기만 하면 되는 기쁨이라는 선물이다. 그 편암함 속에 나는 주변의 일상이 기쁨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내가 바라보고 부딪치는 모든것이 기쁨이라는 것을 생각한다. 조금 전까지 알지 못했던 주변의 모든 것이 기쁨이 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작가는 사소함을 큰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작품은 2022년 개인전 '기쁨 찾아내기'에 나온 작품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장욱진의 작품을 떠올린다. 동심 같은 간결하게 전해주는 강렬함이다. 그의 작품속에는 고뇌의 깊은 흔적, 슬픔같은 것도 보인다. 조수정 작가의 작품에서도 그런 간결함을 본다. 원색을 통해 무거움을 던지고 가볍게 전달하고 있다. 그것이 핵심이다. 크고 무거운 것들을 작고 가볍게 던져 주듯이 보여주는 것. 그것이 기쁨이다. 생각할 필요 없이 알맹이만 달랑 까서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엄마의 손길 같은 따뜻함, 사랑이다. 작가의 작품을 보면 미소가 떠오른다. 꽃과 나무, 집, 동산, 하늘, 어디가 어디고 구분되지 않는 내가 놓고 싶은 자리에 꽃도 심고 집도 지을 수 있는 그런 넉넉함이 있다. 한편의 시를 읽듯이 그림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렇기에 기쁨을 찾고 기쁨을 만들고 기쁨을 가꾼다. 혼자만이 아니라 누군가 함께 하면 더 행복하고 즐거워질 수 있는 작품이다. 간결하게 드러낸 몇 개의 사물이 주는 의미가 빼곡히 차 있는 것보다 더 진하게 다가온다. 머릿속으로 세어도 어지럽지 않다. 기쁘게 셀 수 있다. 기쁨 하나, 기쁨 둘, 기쁨 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