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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Jan 16. 2024

생명의 소나무, 송승호 작가(2)

소나무 작품을 보았다. 우뚝 솟은 나무 한 그루가 주는 웅장함이 느껴진다. 신비로움이다. 백두대간 숲에서 보던 그 늠름한 소나무 모습이기도 하고 금강산에서 마주했던 그 소나무 느낌이다. 거대한 소나무는 웅장하다 못해 신령스럽다. 긴 세월을 버티고선 그 모습 자체가 아름답다. 그래서 많은 작가들이 소나무를 주제로 작업을 한다. 사진도 찍고 그림도 그린다. 그 자태의 아름다움과 신비함에 매료되어 그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다. 사실적이든 추상적이든 작가의 마음에 드러나는 소나무는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송승호 작가는 소나무를 그린다. 전국의 아름다운 소나무를 찾아 실경하고 때로는 인터넷 사진을 통해 본 모습을 캔버스에 담는다. 그것은 단순한 소나무 모습이 아니다. 나무가 지닌 이야기다. 나무에 관해 공부하고 나무의 삶을 배우며 그 기운의 흐름을 몸으로 익혔다. 현실과 추상을 오가며 바라본 소나무의 생명력이다. 그의 작품에는 나무의 인생이 있고 그 나무를 바라보며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다. 작품 속에 드러나는 다양한 모습들은 그 이야기의 한 줄기다. 예부터 신성시했던 소나무의 의미를 현대적 모습으로 끌어오는 작업을 시도했다. 수묵이 주는 음영의 조화가 작품의 깊이를 더 깊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준 대작에서 느낄 수 있는 작품의 기운에서 그의 표현 의지를 볼 수 있다.


작가의 소나무는 현실이다. 살아 꿈틀대는 생명의 신비다. 실물을 대할 때 보다 더 현실감이 느껴지는 그런 힘이 담겨있다. 사각의 화면에서 보여주는 그 기운이 주는 생명력에 의해 시간의 흐름과 우주의 기운을 느낀다. 천년의 세월을 이겨낸 철갑을 두른 듯한 몸체는 긴 가지 줄기를 지탱하며 자연의 기운을 뿜어낸다. 수묵의 조화에서 보여주는 그 흐름이 생명의 기운이 흐르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하나의 줄기에서 뻗어나가는 가지는 수많은 줄기를 이루며 그 형상을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꽃이 피어나듯 솟아난 소나무에는 솔잎을 통해 생명의 기운이 피어난다. 작은 가지를 통해 뻗어 나가는 기운이 머무는 곳이다.  잔잔한 솔향을 뿜어내는 향기에 대지와 하늘의 기운이 머물러있다. 수묵으로 피어나는 소나무는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다. 솔잎 하나하나에 담긴 그 세밀함에 의해 보는 것만으로도 그 기운을 가득 담는다.


소나무는 자연의 웅대함을 보여주는 상징이자 생명의 근원이다. 작가는 소나무를 통해 대자연의 무한한 기운을 표현했다. 소나무를 그렸지만, 그 속에서 생명의 기운을 보았다. 나무의 줄기를 이루는 껍질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가지와 솔잎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다. 든든한 뿌리는 생명을 지탱하는 근원이자 우주와 연결하는 통로가 된다. 번개 한번 이는 날 우리는 우주로부터 받아들이는 그 기운을 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천년의 삶을 이어가는 소나무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작가는 소나무의 실체를 통해 우주의 생명을 그려내고 있다.


멀리서 본 소나무는 그저 한줄기 형상을 이루는듯하지만 그 줄기하나를 찾아보면 청룡의 모습을 이루고 백호의 모습이 보이는 삶의 기운을 간직한 의미를 드러낸다. 용트림 속에 드러나는 그 기운을 통해 보이는 형상은 믿음을 현실화한다. 작가는 소나무라는 형상을 통해 우주의 기운, 인간과 함께 공유하는 삶의 의미를 보여준다. 화폭의 여백을 통해 그 한줄기의 용트림을 통해 옹기종기 모여있는 소나무 군락을 통해 생명의 순환을 보인다. 소나무가 지닌 이미지는 청정이다. 맑고 푸르다 높다. 끝없는 생명의 순환이다.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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