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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Feb 07. 2024

세월 따라 변하는 풍경

창밖의 들녘풍경을 보니 새삼 변화가 느껴진다..

저 멀리 눈 덮인 산 아래 마을은 겨울을 품고 있다.

빨간 지붕, 까만 지붕, 회색빛 지붕에 낡은 우사도 보이지만

어느 집에도 겨울을 이겨내는 아궁이에 연기가 나지 않는다.

기억의 풍경과 달라졌다.

내 어릴 적 농촌에서 풍기던 굴뚝이 없어진 탓일 것이다.


저 앞집에 사람이 있음을 알게 해 주던 연기 피우던 모습이 사라졌으니

무엇으로 그들이 잘 있음을 알 수 있을까.

겨우내 추위에 꼼짝도 않는 저 윗집 할아버지는 끼니를 때우고 있을까.


나뭇잎 한 장 없이 겨울을 나는 나무가 논밭과 집을 지키는 듯

강아지 짖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농촌들녘

논바닥을 운동장같이 놀던 아이들의 웃음이 끊기고

젊은 이들의 발길이 사라진 농촌엔 적막감만 맴돌고 있다.


그나마 올 겨울엔 찬바람 대신 눈이라도 내리니 그 구경이나 할까.

논밭에 찾아오던 새들마저 사라진 것은

나이 든 주인이 일구지 못한 논밭에 떨어진 나락조차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이 끊기고 들짐승마저 끊긴 농촌의 들녘에 이제 누가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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