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예감이 찾아들면 길을 나섰다.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그런 길을 찾았다.
희망이 잠시 기대고 떠나버린 텅 빈 길을 지나,
수분이 빠져 부스럭 거리는 낙엽이 깔린 오솔길이었다.
바스락.
버스락
사가작.
사부작
붉은 영혼이 바람을 타고 춤추듯 내려앉는다.
오솔길 낙엽이 새 리듬을 만들어낸다.
챠가작~
스~가작
바~스락
사가작,
자가작~
가을의 끝자락, 땅으로 떨어지는 낙엽들은
영혼을 따스하게 안고 땅 속으로 스며든다.
하얀 겨울 스크린 아래에서 조용히 각본을 짜고,
가지마다 새 희망을 틔어낼 봄의 왈츠를 준비한다.
나는 오늘도 낙엽이 깔린 오솔길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