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잎들이 후두두 떨어지고
나무 가지들이 제 모양을 드러내고 있다.
나무 하나가 눈에 띈다.
가까이 두고도 존재를 모르던 녀석이었다.
나무 아래 둥그런 돌 위, 모과다.
누군가의 손길이 묻은 자태로 햇살 아래 나란히 놓여있다.
파란 하늘이 완벽하다.
동굴 동글,
둥글둥글,
노란빛 열매가 또 한 번 완벽을 더한다.
파란 하늘 배경에
가느다란 가지들이
무명 화가의 세심한 붓질 같다.
당신을 그리워하는
손이 썼다 지워버린
내 공책 속 연필 자국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