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아침 일기

자기 전엔 스마트폰을 치워둡시다

by 조매영

새벽까지 죽어가는 사람들의 브이로그나 유가족들의 브이로그를 봤다. 살겠다는 다짐과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나는 내 눈물에게만 위로를 받는 것 같다고 메모장에 적었다. 영상을 꺼도 잠이 오지 않는다. 휴대폰 빛이 잠을 뺏어간다고 했던가. 내 안광이 어둠의 잠을 뺏어 오라고 눈을 부릅 떴다.


언제부턴가 인스타그램은 검색만 누르면 영정사진이나 납골함 사진이 나온다. 삭제하는 것이 좋겠지. 어딜 봐도 죽음 천지다. 도시 텃밭이 당첨되었다는 카톡을 다시 읽는다. 별생각 없이 신청했는데 막상 당첨되었다니 난감하다. 당장 다음 주 월요일부터 시작이라는데 뭘 심어야 하지. 마땅히 생각나는 작물이 없다. 당장 생각나는 것이 상추 밖에 없다. 그래도 파릇파릇한 것들을 보면 좋아지질 않을까.


지평좌표계는 어떻게 고정하고 계신 겁니까. 뭔 말인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말을 중얼거리며 키득거린다. 생각과 귀신은 이음동의어가 아닐까. 어떻게 고정되어 있는 거지. 지평좌표계를 유지하기 위해 분주히 퍼덕이고 있을 둘을 생각하니 웃음이 난다.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맞나 검색을 해볼까 하다 만다. 검색하다 보면 아침이 올 것이다. 그래도 봄에 심을 수 있는 쉬운 작물은 찾아보는 것이 좋지 않으려나. 죽은 것도 파릇파릇하게 태어날 것도 잠을 못 자게 하는 것은 똑같구나.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만 하루에 백 번은 하는 것 같다. 생각 말고 글을 백 번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좋았을 텐데. 막상 그러면 생각이 없다고 괴로워했을 것이다. 모르겠다. 일단 자기로 한다. 될 대로 되라지. 스마트폰이 만악의 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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